[사설] '소프트 타깃 테러'에 대비책 있나

논설 위원I 2016.07.18 03:01:01
프랑스 남부의 대표적 휴양지 니스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25톤 대형 트럭이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역사적인 날에 축제에 참가한 이들을 향해 전속력으로 광란의 질주를 벌이며 총격을 가해 80여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부상당한 것은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말 파리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테러로 130여명이 희생된 데 이어 프랑스에서 또다시 대형 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니스 테러 배후가 분명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IS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 추종자의 소행이라고 주장해 공포감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최근 테러 양상이 갈수록 극악무도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테러 대상이 과거에는 주로 군사시설이나 정부기관 등 ‘하드 타깃’이었다면 최근에는 휴양지, 해변가, 식당 등을 찾는 민간인 등 ‘소프트 타깃’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니스 테러도 축제를 즐기기 위해 산책하고 불꽃놀이를 관람했던 무고한 어린이와 시민들이 희생양이 된 것이다. 더욱이 대형 트럭이 돌진해 마치 볼링 핀을 치듯 사람을 쓸어간 것도 모자라 총까지 난사한 점은 천인공노할 만행이 아닐 수 없다. 세계가 한목소리로 규탄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니스테러는 더 이상 테러 안전지대가 없음을 재확인시킨 사건임에 틀림없다. 과거엔 중동과 유럽 특정 국가를 향했던 공격이 이제는 휴양지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또한 대형 트럭의 돌진 공격은 과거 특정 목표물을 겨냥한 차량 자살폭탄 테러와 차원을 달리한다. 이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테러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사람이 있는 곳이면 테러 장소로 악용할 수 있는 IS의 폭력적 극단주의 무대가 더욱 넓혀질 것이라는 경종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한국도 더 이상 테러 안전지대가 아니다. 최근 IS가 공격 대상인 ‘십자군 동맹국가’에 한국을 포함시키지 않았는가. IS가 안전불감증에 빠진 한국을 겨냥해 해운대나 한강변 등에서 니스테러와 같은 일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IS의 테러 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테러 대응 시스템을 총점검해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佛 니스 트럭테러

- 혁명기념일에 날벼락..테러에 신음하는 프랑스 - IS매체 "프랑스 '니스 테러' IS 전사가 수행"(속보) - 외교부, 佛 니스 테러 관련 일부 지역에 '여행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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