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13년부터 매년 3월 정기주총을 앞두고 경영서신을 통해 경영 현황과 경영계획을 알리고 있다. 2013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 정기주총을 맞은 지난해와 달리 권 부회장의 올해 경영서신에는 2014년의 실적 뒷걸음을 의식한 듯 ‘불확실성’, ‘어려운’, ‘위기’라는 용어가 크게 늘었다.
|
지난해 권 부회장이 보낸 서신에서 “전자업계가 중국기업 부상, 일본기업의 엔저 영향 등으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삼성전자의 치열해진 글로벌 시장환경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는 2013년과 2014년 경영실적의 희비가 크게 엇갈린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서신에서 “2013년 사상 최대 매출과 이익을 창출하며 글로벌 전자업계 선두자리를 더욱 굳건히 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올해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고속 성장을 해오다가 지난해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3년 만에 가장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206조21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5조원으로 32% 감소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실적부진을 ‘성장통’으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올해 서신에서는 주주들에게 “비 온 후 땅이 더욱 굳어지고 추위를 거친 나무가 더욱 단단해 지는 것처럼 지난해 겪은 성장통을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성과 창출 부분에서는 지난해 “차별화된 호실적”이라는 표현이 올해는 “견실한 경영 실적”으로 달라졌다.
지난해 주가 정체로 2조원의 자사주 매입 등 주가부양책을 진행한 상황을 감안한 듯 “올해도 전년에 이어 주주환원의 적극적인 시행을 검토하고, 중장기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경영방침에 대해선 지난해 “부문별 사업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확대”를 언급했지만 올해는 “기존사업의 차별적 경쟁력 강화와 수익체계 굳건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에는 “1위 업체로서 리더십”이라는 용어가 여러번 언급된 것에 비해 올해는 “차별적 경쟁 우위”로 표현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잘 나가갔던 시절’의 자만심을 버리고,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다시 도약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부회장은 올해 사업 중점추진 방향으로 “기업간거래(B2B)와 콘텐츠&서비스의 새로운 수요 창출을 통한 미래 경쟁력 확충의 선제적 대응”을 강조했다.
지난해에는 “회사가 가진 부품과 세트, 서비스와 솔루션 등 다양한 밸류 체인의 경쟁력을 극대화”를 언급하며 기존 사업 경쟁력에 주안점을 뒀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신성장동력이 될 스마트헬스, 스마트홈 등 사물인터넷(IoT) 신사업을 구체적으로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 관련기사 ◀
☞삼성전자, 프리미엄 디지털 엑스레이 'GC85A' 출시
☞"DSLR부터 미러리스까지".. 카메라업계 신제품 경쟁 '후끈'
☞애플·구글보다 미국내 평판좋은 기업 '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