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3년새 생산 효율 30%↑.. 근로자 덕분이죠"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형욱 기자I 2015.01.21 01:00:00

[르포]활기 찾은 르노삼성 부산공장 가보니
닛산 자동 부품 공급 시스템 도입.. "협력적 노사 관계 성공의 핵심"

[부산=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지난 14일 오후. 부산 신항에서 약 7㎞ 떨어진 부산 공장은 활기에 차 있었다. 2013년 13만 대에도 못 미친 생산량이 올해는 두 배에 가까운 20만 대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그만큼 작업자의 손놀림도 바삐 움직였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경. 김형욱 기자
르노삼성 부산공장 모습. 로봇이 올 초 출시한 SM5 노바 LPG 모델에 적용된 도넛 형태 LPG 통을 옮기고 있다. 김형욱 기자
생산성 3년 새 30% 늘어

바빠졌다고는 하지만 부산하거나 어지럽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전보다 훨씬 깔끔했다. 2012년 자동차 1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모든 부품이 라인을 따라 함께 움직이는 ‘블록 앤 키트(block&kit)’ 시스템을 도입한 덕분이다. 라인 옆에 쌓여 있던 부품 더미가 사라졌을 뿐 아니라 생산성도 30% 높아졌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자랑하는 닛산 공장의 자동 부품 공급장치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공장에 입고한 부품은 한 데 모여 있다가 AGV(특정 동선을 따라 움직이는 공장용 무인차)를 이용해 라인으로 옮겨지고 이 부품 더미는 차체 라인 옆에서 함께 움직였다.

부산 공장은 이 덕분에 6개 모델(SM3, SM5, SM7, QM5, 닛산 로그, SM3 Z.E.)을 혼류 생산할 수 있다. 국내 다른 자동차 공장에서도 2~4개 모델을 함께 만들기도 하지만 6개 모델을 같은 라인에서 만드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이뿐 아니다. 작업자가 부품을 집기 위해 몸을 숙이거나 움직이며 발생하는 피로감은 물론 다른 부품으로 작업하는 실수도 줄일 수 있다는 게 이곳 관계자의 설명이다.

르노삼성 부산 공장 내 닛산 로그의 차체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합치는 도킹 공정 모습. 김형욱 기자
르노삼성은 이를 위해 전 세계 41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산하 공장과 서로 경쟁하며 벤치마킹한다.

예를 들어 차체 윗부분과 아랫부분이 세트로 이동하다가 합체하는 부산 공장의 도킹 공정은 르노 공장에서 벤치마킹했다. 공장 내 근로자 이동을 위한 자전거와 원활한 부품 수급을 위한 ‘V’자 모양의 부품 통은 닛산 공장에서 따왔다.

전 르노-닛산 계열 공장은 생산성 개선을 위한 좋은 사례(베스트 프랙티스)를 ‘클럽 네띠에’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유하고 서로의 공장을 견학하기도 한다.

르노삼성은 특히 회사가 경영난을 겪던 2012년 ‘리바이벌 플랜(회생 계획)’을 통해 우수 사례를 대거 도입했고 이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단순한 벤치마킹으로 그치지 않는다. 블록 앤 키트 시스템은 오히려 ‘원조’ 닛산 공장보다 효율성이 높아 닛산 관계자를 놀라게 했다. AGV 충전을 배터리 교체 방식에서 콘센트 연결 방식으로 바꾼 덕분이다.

부산 공장은 지난해 말 기준 르노-닛산 41개 공장 중 세 번째로 생산성이 높은 곳이 됐다. 2012년까진 중위권에 머물렀었다. 참고로 르노삼성은 르노-닛산 공장 중 유일하게 르노와 닛산 모델을 함께 생산한다.

이해진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1담당 상무는 “그룹 내 경쟁 공장을 제치고 북미수출용 닛산 로그를 생산하고 품질 수준을 맞추며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생산 가격과 품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더욱 경쟁력을 높여 닛산 이상의 ‘베스트 퍼포머(best performer)’가 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내 PDI 센터 전경. 최대 1만2000대의 차량을 보관할 수 있으며 윗부분은 태양광 전지를 장착해 공장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한편 차량을 눈·비로부터 보호한다. 김형욱 기자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공장 내 PDI센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내수 판매가 8만대로 전년보다 33% 늘었기 때문이다.

PDI센터란 공장에서 만들어졌거나 배를 통해 수입된 차량이 고객에게 인도되기 전 마지막으로 검사하는 곳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1만8000대가 판매된 스페인산 수입차 QM3도 이곳을 거쳐갔다.

“협력적 노사관계가 성공의 핵심”

이해진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1담당 상무. 김형욱 기자
르노삼성은 노사 관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최근 성과도 협력적인 노사 관계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해 여름 노사 임금·단체협약 협상 과정에서 총 40시간 전후의 부분파업을 한 바 있다. 로그 위탁생산을 앞둔 터라 우려는 컸다. 그러나 임단협 타결 후엔 오히려 더 속도를 내 연말까지 생산목표를 달성했다.

이해진 상무는 “노조의 협조가 아니었다면 할 수 없었던 일”이라며 “지난 한 해는 노사 모두 ‘(경쟁에 노출된 회사로서) 생산을 지키는 게 성장 발판이 된다’는 것을 느낀 한 해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 임금협상에 대해서도 “생산성을 늘리고 품질을 유지하는 공동 목표와는 별개로 협의가 필요하다”며 “(사측이) 함께 잘 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노사 간 신뢰를 구축해 나간다면 좋은 결론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