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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외딴섬 코리아①]세계 초호화 크루즈선 "한국으로"

김보경 기자I 2013.06.21 06:00:00

국제 크루즈선 입항 횟수 급증
"주요 항만 크루즈 관광 인프라 열악"
해수부, 올 하반기 종합 대책 마련

[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지난 4월8일 오전9시 부산항 자성대부두. 5만t급의 거대한 ‘슈퍼스타 제미니’호가 물살을 가르며 나타나자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슈퍼스타 제미니호는 아시아 최대 크루즈 선사인 홍콩 스타크루즈가 보유한 호화 크루즈선으로 올 들어 처음 부산항에 닻을 내렸다. 이날 중국, 홍콩 등지의 여행객 1200명, 승무원 700명 등 1900명이 이 크루즈선을 타고 부산에 도착했다.

최근 초호화 국제 크루즈선들이 잇따라 한국을 찾고 있다. 올 들어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 크루즈 관광 수요가 급증하면서 세계 유수 크루즈 선사가 앞다퉈 크루즈선을 동북아 항로에 투입하고 한국과 중국, 일본을 연결하는 항로를 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이들 선박을 유치할 수 있는 크루즈 관광 인프라가 매우 열악하다. 이 때문에 하루 빨리 크루즈 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부산·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요 항만인 부산·인천·제주항에 입항하는 외국 크루즈선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에만 총 214회 항만을 찾았다. 올해 입항 횟수는 440여회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인천항만공사 제공
부산항에는 슈퍼스타 제미니호뿐 아니라 세계 2위 크루즈 선사인 로얄캐러비안크루즈의 6성급 초호화 크루즈선 ‘셀러브리티 밀레니엄‘호도 입항했다. 타이타닉호의 3배 규모인 로얄캐러비안크루즈의 보이저호와 마리나호(각각 13만8000t)도 부산항에 닻을 내렸다.

인천항에는 첫 정기 크루즈 항로가 열렸다. 중국 HNA크루즈의 헤나호(4만7000t급)는 지난 3일 첫 운항을 시작으로 오는 10월까지 주 1회 인천∼톈진 항로의 물살을 가를 예정이다. 승객 1850명과 승무원 670명을 태울 수 있으며 레스토랑·면세점·수영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올해 이 크루즈선을 타고 한국을 찾는 관광객은 4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로 얻는 경제 효과는 340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최대 크루즈 선사 스타크루즈의 ‘슈퍼스타 제미니호’.
이처럼 한국을 찾는 크루즈선은 급속도로 늘고 있지만 관련 기반 시설 등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크루즈 전용부두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부산 동삼동과 제주항, 여수항 등 3곳뿐이다.

인천항의 경우 전용부두가 없어 5만t급 크루즈선까지는 내항부두에, 그 이상은 북항부두에 들이고 있다. 북항의 경우 세관·출입국관리사무소 등과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관광객의 이동 거리도 길다.

인천항만공사는 오는 2016년 남항에 8개 선석을 갖춘 국제여객부두를 준공해 15만t급 선박을 수용할 계획이다. 급한대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전에 이 부두를 일부 개장할 계획이지만 이 선석이 포화 상태일 경우 뾰족한 대책이 없다.

부산항에도 국제크루즈 전용부두가 영도구 동삼동에 1개뿐이다. 접안 길이가 360m로 8만t급만 접안할 수 있어 초대형 크루즈선이 정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 떄문에 크루즈 관광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앞장서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도석 부산발전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크루즈 선박 건조, 터미널 조성 등에 정부의 투자지원과 육성정책이 우선돼야 한다”며 “동·중·서 부산 등 거점별 크루즈 전용터미널 확보와 다양한 장소에서 승·하선이 가능한 간이 크루즈터미널 조성, 거북선·조선통신사 국선도 모형 등 한국형 크루즈 선박 도입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해양수산부는 올 하반기 국제 크루즈 활성화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오는 2020년까지 국내에 있는 7개 항만에 크루즈 전용부두 9선석을 확충할 것”이라며 “한·중·일 동북아 3국 간 크루즈 수요를 조사하고 네트워크 구축 방안도 수립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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