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르노 자동차기술의 산실 '테크노센터'를 가다

이진철 기자I 2013.03.04 06:30:22

차량 연구개발부터 영업·마케팅까지 통합관리
벌집건물에 임직원 1만1천명.. ''캡처·전기차'' 등 신차개발

[파리(프랑스)=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프랑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20km 떨어진 이블린이라는 지역에는 계단식 벌집모양의 대규모 건물단지가 눈길을 끈다. 이곳이 르노그룹의 자동차 연구개발부터 엔지니어링, 영업·마케팅까지 모든 것을 총괄하는 ‘르노 테크노센터’로 150ha의 부지에 건물면적은 총 42만5000㎡에 달한다.

르노 테크노센터에는 45개국에서 국적이 제각각인 1만1000명의 르노 임직원들이 자동차 사전조사부터 양산을 위한 최종 모형제작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르노삼성에서 파견나온 한국인 40여명도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르노는 1998년 개인소유의 공항이었던 이 부지에 10억유로를 투자해 테크노센터를 건립했다. 르노는 이곳에 연간 매출액의 5~6%에 달하는 25억유로를 매년 투입하고 있다.

르노 테크노센터 전경.
르노 테크노센터는 차량개발 단계에 따라 여러 건물로 나뉘어져 있다. 첫번째 건물인 ‘아방세(진보)’ 빌딩은 신규모델의 초기 디자인 업무를 담당하고, 두번째 건물인 ‘라루시(벌집)’ 빌딩에선 엔지니어들과 기술자들이 모여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신규 차량을 개발한다.

올해 제네바모터쇼에서 첫 공개할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캡처를 비롯해 100% 순수 전기자동차 ZOE, 신개념 오토세어링 전기차인 트위지(TWIZY) 등의 신차 프로젝트가 테크노센터의 작품이다.

티에리 튜틀레어 르노그룹 아태지역 홍보총괄 매니저는 “과거 차량개발에 60개월 가량이 소요됐지만 테크노센터가 건립된 후에는 30개월로 기간이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발빠르게 변화하는 전세계 자동차 비즈니스 흐름에 맞춰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제품으로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테크노센터의 설계·개발업무의 90% 정도는 디지털 시뮬레이션 기술을 통해 처리된다. 5000개의 컴퓨터 기반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CAE)과 4개의 대규모 컴퓨터 이미지 디스플레이 장비를 통해 조명, 성능, 인체공학적인 측면 등을 점검하고 있다.

특히 축적모형 제작공장인 모형차량 제작센터도 갖추고 있어 신규차량 개발을 위한 모형은 물론 제조공정도 테스트할 수 있다. 차량 내외부는 물론 실제 도로와 똑같은 고속 주행상황도 가정해 테스트할 수 있는 가상 시뮬레이터 ‘얼티밋(ultimate)’은 르노 테크노센터의 자랑이다. 얼티밋은 BMW, 벤츠 등 인근의 경쟁사 연구원들도 이용을 위해 찾아오는 첨단장비라고 한다.

르노 테크노센터 내부
테크노센터에는 전세계 경쟁사 차량들의 분석작업도 이뤄진다. 엔지니어들은 한해 200~250대의 경쟁차량을 해체해 부품까지 하나 하나를 철저히 분석한다. 때마침 방문한 1일(현지시간) 오후 경쟁사 분석작업실에는 현대차의 신형 싼타페가 푸조 3008, 폭스바겐 업 등과 함께 엔지니어들의 해체분석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튜틀레어 매니저는 “테크노센터에선 제품·공정 엔지니어와 구매·품질부서 직원들간 긴밀한 협력이 이뤄진다”면서 “생산 전문가들이 일관된 방식으로 전세계 르노그룹 생산공장의 실적과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 테크노센터는 연구개발·엔지니어링은 물론 영업·마케팅 업무까지 모두 총괄하고 있다. 르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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