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은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가전 1,2위를 다투는 명실상부한 가전업계의 맹주였다. 지금도 중장년층 중에는 ‘탱크주의’와 ‘세계 최초 공기방울세탁기’ 등으로 각인된 가전명가로 대우일렉을 기억하는 이가 많다. 업계는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 세계적인 가전업체들 틈바구니 속에서, 10여년간 워크아웃이라는 ‘족쇄’를 차고서도 고속성장을 거듭해온 대우일렉의 저력을 높이 평가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매출 1조6854억원(영업이익 50억원)을 올려 전년보다 31.3%나 성장했다. 올해는 세계 경기 둔화 속에서도 매출 2조원, 영업이익 7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본다.
전성기 때보다는 못하지만 세탁기(20%), 냉장고(8%), 전자레인지(17%) 등 주요 가전 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도 꾸준하다. 해외에서의 성과는 더욱 눈부시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멕시코(전자레인지), 칠레(양문형 냉장고), 알제리(드럼세탁기), 베네수엘라(전자레인지) 등지에서는 당당히 가전 1위 업체로 등극했다.
▲30여년 동안 쌓아올린 글로벌 네트워크 및 영업력 ▲현지 특화제품 개발을 통한 틈새시장 공략 노하우 ▲중남미, 중동, 동유럽 등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인지도. 삼성 ,LG 라는 골리앗 들 사이에서 성치 않은 몸(워크아웃)으로 긴 세월 생존을 넘어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대우일렉만의 ‘핵심 강점’들이다.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낸 대표적 걸작품이 ▲멕시코, 이란 등 현지 음식을 자동 조리할 수 있게 해주는 전자레인지(40만대 판매) ▲물이 귀한 중동 시장을 겨냥해 만든 자물쇠 냉장고(150만대 판매) ▲주거 공간이 좁은 한국형 아파트를 겨냥한 벽걸이형 드럼 소형세탁기(1만대 판매) 등이다.
동부로서는 이번 대우일렉 인수는 곧 그룹의 종합 전자회사로서의 수직 계열화 완성이라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을 뜻한다. 대우일렉에게는 13년 워크아웃이라는 굴레를 벗어 던지고 ‘가전 빅3’로 진입할 수 있는 티켓을 거머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10월 정밀 실사를 거쳐 본계약이 체결되는 11월 그 윤곽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