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훈 재무상담사] 얼마 전 미국 코넬대에서 한국인 연구원이 미국인을 대상으로 분석한 설문조사가 눈길을 끌었다. 조사결과를 설명하면서 그는 "맞벌이가정이 일과 가족 사이에서 갈등하는데 이들은 남편의 일을 우선하는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남성 중심의 가부장 문화가 남아있는 한국은 어떨까?
보육료 지원, 육아휴직 제도 등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제도들이 생겼지만 워킹맘이 살아남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맞벌이를 해도 양육의 책임이 결국 아내한테 돌아오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국 여성이 사회에서 경력을 쌓으며 롱런하기가 쉽지 않다.
◇ `맞벌이`에 양육 책임은 여성?..`경력 단절`
돈 걱정 없는 우리집 지원센터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40대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의 경력과 무관하다는 응답이 남성은 25%인 반면, 여성은 65%로 큰 차이를 보였다. 실제 재무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교육비나 주택담보대출 등의 부담으로 맞벌이를 하거나 계획 중이지만 자신의 적성이나 재능 과거의 경험과 무관한 일을 하는 경우가 꽤 많다.
이렇게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는 사회적인 현상을 `엠커브(M-CURVE) 현상` 이라고 한다. 통계적으로도 여성들이 결혼하거나 출산하면 퇴사하는 경우가 있어 취업(고용)률은 M자 모양처럼 내려(↘)간다. 그러다 아이가 크면 사교육비 부담에 또다시 맞벌이에 나서지만 낮은 보수와 비정규직의 조건으로 또다시 좌절(↓)하기 쉽다. 이렇게 여성의 경력과 꿈이 단절되는 M커브의 대안은 뭘까?
◇ M커브가 아닌 `N커브` 세우는 재무결정 중요
당장의 재테크보다 합리적인 재무계획으로 비전을 세워나간다면 `N커브`가 가능할 것이다. 자신의 소질로 꾸준하게 역량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집을 살 것인지, 차를 구매할 것인지 삶 속에 중요한 순간마다 가족의 비전을 우선에 두는 재무적인 선택이 중요하다.
인생은 `드라이브`다. 긴 인생속에서 당장 많이 버는 것보다 꾸준하게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게 중요하다.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로 오래가는 것이 낫다. 부부의 비전에 따라 부동산, 맞벌이 등 만족스런 재무결정을 했던 상담 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퓨전(Fusion)..자신의 장점·전문성 섞어야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어린이 미술학원을 운영하던 김성지씨, 30명이라는 적지 않은 원생으로 학원경영을 잘 해오던 그녀. 경제적인 성취보다는 아이의 건강과 정서를 생각했던 그녀는 출산과 함께 미술학원을 접는다. 30대 초반의 공무원인 남편, 소득은 적지만 임대아파트에 살며 다른 비용은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육아가 만만치는 않았지만, 목표가 있기에 즐겁다. 미술전공과 학원운영의 경험을 살려 3년 뒤 소망은 아동미술심리치료 책을 내는 것. 그녀는 자신의 전공인 미술과 심리학을 접목시킨 색채심리를 배우러 다닌다. 일주일에 한번씩 나가는 도서관 `미술강좌`로 강사료도 받는다. 아이는 필요한 때만 정부의 아이돌보미 제도를 활용한다. 둘째까지 낳고 싶다는 그녀. 5년뒤 다시 학원을 열 생각이다. 그때는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학원이 될 것이란 상상에 생소한 심리학을 공부하는 그녀는 오늘도 기쁘다.
#2. 가족에게 `서로가 꿈`이 돼야..합리적 분업
"남편이 배려해주니 고맙지요. 직장이 더 멀어졌는데...남편은 제가 잘 할 수 있는 걸 살려 주었어요. 3년전 할인분양했던 아파트를 저렴하게 사서 영어 홈스쿨을 시작했습니다. 미분양이었지만 전세로도 다들 입주는 하네요. 원생들도 많아졌고 우리 딸이 어우러져 영어를 가르칠 수 있는 우리집에서 일하니 마음도 편합니다."
무역업체에 10년을 근무했던 지선영씨는 자녀 출산후 2년을 쉬었지만 영어를 잘하는 재능을 살려 영어홈스쿨을 시작했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잠실지역으로 출퇴근하는 남편 역시 광역버스로 환승해도 한 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다. 아내의 계획에 큰 걱정 없이 결정해줬다. 지 씨는 일찍 퇴근해 청소 등 가사에 적극적인 남편이 고맙다.
여성의 비전은 남편에게도 중요하다. 40대 중반 이후는 일반적인 직장인 남편들도 고민이 많을 때다. 자녀들 교육비로도 많은 돈이 들 때다. 이것은 여성에게 보조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남편의 현실적인 고민을 함께 덜면서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합리적 분업`이다. 저축이나 투자, 부동산에 삶의 비전을 담아 재무그림을 그리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 10억 만들기보다 10년 뒤 비전을 생각하라
황병구씨는 `관계중심 시간경영`이란 저서에서 `서로가 꿈`이라는 단어를 제시했다. 서로 꿈이 되어주기 위해 서로 가꾸어 준다는 말이다. 이는 가정 경제에서도 중요하다. 막연한 비전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재무목표를 조정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만만치 않은 전세값, 늘어나는 대출 이자, 생활 물가로 돈 걱정하는 현실이지만 행복한 가정은 `자원`을 잘 활용한다. 그 자원은 바로 사람, 경제, 시간, 주거환경이다. 당장의 조급함을 덜고 재무적인 대화를 통해 부부 공동의 목표를 세우기 바란다. 시간과 돈을 빼앗기지 않는 기회비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돈 보다 사람을 세우는 지혜로운 재무 결정을 한다면 돈 걱정 없는 우리집은 가능하다.
TNV어드바이저 `돈걱정없는 우리집 지원센터` 팀장(fxpark@tnvadvisors.com)
정리= 문영재 기자 jtopi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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