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신흥 시장은 가격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과 LG로서는 마냥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만 매달릴 수 없는 처지다.
26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ZTE는 지난해 4분기 189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해 LG전자(066570)(1690만대)를 제치고 4위에 올랐다. LG전자가 중국 업체에게 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연간으로 봐도 ZTE는 LG전자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 시장조사업체 SA의 자료를 보면, ZTE는 지난해 781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해 LG전자(8810만대)를 1000만대 차이로 따라붙었다.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ZTE(5070만대)의 판매량은 LG전자(1억1670만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두 회사의 차이가 불과 1년 사이 5600만대 이상 좁혀진 것이다.
삼성전자(005930)도 ZTE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홍원표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해 수요 사장단회의에서 "ZTE의 부상을 눈 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본격 형성되고 있는 200달러(약 24만원) 이하의 신흥 스마트폰 시장에서 ZTE가 활약하고 있음을 얘기한 것이라고 삼성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또다른 중국 업체 화웨이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2009년 299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처음 명함을 내민 화웨이는 2010년(3090만대)에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75% 성장했다. 판매량은 5380만대였다.
김록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등장으로 휴대폰 업체들이 프리미엄 경쟁을 펼치는 사이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한 ZTE와 화웨이가 급성장했다"면서 "보급형 제품을 통해 신흥 시장에 집중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보급형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애플과는 달리 다양한 라인업이 강점인 국내 업체들은 중남미나 서남아 같은 신흥 시장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7일(현지시간)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12`에서 `갤럭시 에이스2`, `갤럭시 미니2` 등 보급형 스마트폰을 선봉에 내세운다.
LG전자도 이번 전시회에서 보급형 스마트폰 `옵티머스 L3`를 공개한다. 이르면 올해 말 100달러(약 12만원) 이하의 초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휴대폰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신흥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50%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이는 선진 시장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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