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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선진농업]보조금 없애자 경쟁력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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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선 기자I 2011.09.14 10:10:00

생산량만 늘리던 농민들 품질개선 적극
키위·낙농등 브랜드·유통 채널 만들어
내년 농업 소득 19조..농촌 관광 상품도

[오클랜드(뉴질랜드)=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돌아오는 농촌, 잘 사는 농촌을 만들려면 농업개혁을 해야한다"

2009년 3월 환태평양 외교에 나선 이명박 대통령. 첫 방문지인 뉴질랜드 도착을 앞두고 기내에서 이 같이 말했다. 농촌개혁을 고심하던 이 대통령은 `벤치마킹 모델`로 뉴질랜드를 꼽았고, 당시 이례적으로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까지 대동했다. 과감히 보조금 정책을 폐지하고 농업선진국으로 우뚝 선 뉴질랜드의 저력은 무엇일까.  
◇뉴질랜드 "농업보조금 폐지가 오히려 藥" 농산물 수출 세계 10위권인 뉴질랜드 농업이 항상 잘 나갔던 것은 아니다. 80년대 농업보조금 폐지 등의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뉴질랜드는 1950년대까지 세계 5위 경제대국이었다. 양모와 육류, 낙농제품을 비롯한 농축산물을 높은 가격에 매입해 준 영국이라는 안정적 수출시장 덕분에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과도한 국내 산업 보호 정책으로 경쟁력을 상실하기 시작했고, 1960~70년대 국제 농산물 가격 폭락, 오일쇼크 등으로 고사 직전까지 갔다.

정부는 당시 위기타개책으로 `농업 보조금`을 뿌리기 시작했지만, 이는 오히려 농가에 독이 됐다. 보조금은 농민들이 소유한 양과 소 마릿수를 기준으로 지급됐기 때문에 보조금을 더 받기 위해 마구잡이로 양과 소 사육을 늘렸고, 이는 시세하락, 정부수매란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보조금은 농가의 소득원 중 35%나 차지하는 지경에 달했고, 정부 재정은 바닥나기 시작했다. 결국 뉴질랜드는 1984년 정부 보조금을 폐지하는 과감한 개혁의 칼을 들이댈수 밖에 없었다.

뉴질랜드 정부가 농업보조금을 철폐하면서 예상한 농업실패율은 10%대.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농업개혁 5년이 지난 이후 실패 농가는 1%에 그쳤고 농업보조금 철폐 이전에는 연 1.5%에 불과했던 생산성이 연 6%로 급상승했다. 정부 도움 없이 생존할 수 없는 농민은 자연 도태되고 스스로 자생력을 키운 농민이 살아남게 된 것.

◇유통채널 단일화·규모의 경제 `폰테라·제스프리` 단순히 생산량만 늘리던 농민들이 품질을 높이고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애썼다. 양과 소가 중심이던 생산구조도 낙농, 원예, 화훼, 과수 등으로 다양해졌다.

전 세계로 `키위 마켓`을 키워 나간 전략도 바로 이때 나왔다. 뉴질랜드 키위 농가는 농업보조금 철폐 이후 단일화한 브랜드와 유통 채널만이 `살길`이라고 판단하고, 키위 통합 브랜드 `제스프리`를 탄생시켰다.

현재 제스프리는 연 매출 1조원대 품목 조합으로 성장했으며, 우리나라 제주도 농가에서도 제스프리와 제휴, 골드키위를 재배하고 있을 정도로 글로벌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낙농농가 1만1000여 곳이 뭉쳐 지난 2001년 만든 `폰테라` 역시 매년 우유를 140억 리터 생산하는 세계 최대 낙농제품 수출기업이 됐다.

뉴질랜드 농민들은 가격경쟁력을 키워나갔고, 해외마케팅 창구단일화, 기술개발에 과감히 투자해 거듭났다.

또 한편으로는 농가를 가꿔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농가 소득을 높였다. 이제 전 세계 여행객들은 이 나라의 농촌을 빼고 뉴질랜드를 여행하지 않는다.

성공적인 농협개혁으로 뉴질랜드 정부는 2012년 농업 부문 총소득이 240억 뉴질랜드달러(약 19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농업개혁 사례가 고령화와 영세농 위주로 꾸려 가고 있는 한국의 농업실정과는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우리 농촌에 주는 보조금은 앞으로 축소되거나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고 있는 한국 농업의 생존을 위해 개혁에 성공한 뉴질랜드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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