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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불안한 반등..`구제법 향방 촉각`

김기성 기자I 2008.09.24 00:27:19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23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주식시장이 소폭 반등세다.

미국 정부가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법안에 대한 의회의 신속한 승인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서면서 투자가들은 그 결과에 관심을 온통 집중시키고 있다.

폴슨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은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 "의회의 구제금융법안 승인이 지연된다면 금융시장과 전반적인 경제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의회 설득 작업을 벌였다.

미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면서 장초반 1% 가량의 랠리를 펼치기도 했던 주요 지수의 상승폭은 줄어든 상태다.

미국의 초강력 구제금융 방안이 금융위기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금융주는 후퇴했다.

그러나 기술주가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반등하면서 뉴욕 주식시장을 그나마 떠받치고 있다.

오전 11시13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1051.29로 전일대비 28.12포인트(0.26%)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48포인트(0.62%) 상승한 2192.46을 기록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208.61로 1.52포인트(0.13%) 전진했다.

국제 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경제가 정부의 전면적인 구제금융 이후에도 경기후퇴(recession) 상황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원유 수요 감소 전망으로 이어진 결과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물 인도분은 1.26달러 떨어진 배럴당 108.1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금융주 하락-기술주 상승

정부의 초대형 구제금융 시행을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주는 이틀 연속 하락세다. 공황상태로 치닫던 금융위기가 일단 진정국면으로 들어서겠지만 금융위기가 쉽사리 해결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반영되고 있다.

씨티그룹(C)은 4% 후퇴했고, 골드만삭스(GS)와 모간스탠리(MS)는 각각 3.6%와 2.1% 뒷걸음질쳤다.

반면 기술주는 저가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동반 상승세다. 기술주의 주가수익배율은 지난 1995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2.3% 상승했고, 세계 2위 개인용컴퓨터(PC) 업체인 델(DELL)은 2.5% 올랐다.

제약업체인 임크론 시스템은 브리스톨 마이어 스큅이 주당 인수 가격을 종전의 60달러에서 62달러로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소식에 4.9% 전진했다.

◇폴슨·버냉키 "승인 지연되면 심각한 결과"..의회 신속 처리 촉구

폴슨 장관과 버냉키 연준 의장은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 "의회의 구제금융법안 승인이 지연된다면 금융시장과 전반적인 경제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구제금융법안의 조속한 승인을 강력히 촉구했다.

버냉키 의장은 "의회가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법안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금융시장과 경제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의회가 조속히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전세계 금융시장은 여전히 엄청난 곤경에 휩싸여 있다"며 "금융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위기상황부터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폴슨 재무장관도 "경제의 건전성을 위협하는 잇따른 금융기관 파산과 신용경색을 막기 위해 구제금융 계획을 신속히 이행해야 한다"며 구제금융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재차 강조했다.

폴슨 장관은 이어 "금융시장의 혼란이 실물 경제로 확산되는 모습을 지켜봤다"면서 "이같은 혼란의 문제를 근본적이고 종합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미국 정부가 7000억달러를 투입, 금융권에 만연한 부실채권을 매입하기 위한 구제금융 계획은 의회의 적지않은 저항에 부딪혀 있다.

다수당인 민주당은 구제대상에 곤경에 처한 주택소유자를 포함하고 구제 대상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CEO) 보수에 상한선을 둬야 한다는 주장하고 있고, 공화당 일각에서도 구제안의 대상과 규모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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