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상승..지표+유가 `합작`

전설리 기자I 2008.07.26 05:52:59

내구재주문 `깜짝 증가`
신규주택-소비 지표 `예상 상회`
유가 123弗대로 하락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25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상승세로 마쳤다.

전날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의 유입 속에 잇단 지표 호재가 위축됐던 투자심리를 달랬다.

내구재 주문이 예상 밖으로 증가했고, 신규 주택판매도 월가 기대를 넘어섰다. 미시간대학 소비자신뢰지수는 상향 확정됐다.

유가도 급락세를 재개, 123달러대로 떨어지며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장 마감 직전 스탠다드 앤 푸어스(S&P)가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후순위채권 신용등급의 하향 조정을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요 지수의 상승폭이 축소되기도 했으나 결국 상승세를 지켜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1370.69로 전일대비 21.41포인트(0.19%)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42포인트(1.33%) 오른 2310.53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257.76으로 5.22포인트(0.42%) 전진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9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2.23달러(1.8%) 내린 123.26달러에 마감했다.

이로써 유가는 이번주에만 4.8% 떨어졌다. 유가는 지난 14일 종가 기준 최고가인 145.18달러를 기록한 이후 9거래일 중 7일간 하락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가 지속된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번 달 일일 생산량을 20만배럴 늘렸다는 페트로로지스틱스의 통계가 전해지면서 유가가 내렸다.

◇빅2·워싱턴 뮤추얼 `하락`-주니퍼 네트웍스 `상승`
 
미국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 패니매(FNM)와 프레디맥(FRE)이 각각 3.9%, 6.1% 하락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S&P는 이날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후순위채권와 우선주 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S&P의 빅토리아 와그너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구제안이 발효될 경우 우선주 배당과 후순위채권 상환은 재무부의 결정에 따르게 될 것"이라며 "이같은 불확실성을 등급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정된 구제안을 분석한 후 등급을 한 단계 또는 두 단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등급이 강등될 경우 192억달러 규모의 후순위채권과 260억달러의 우선주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S&P는 현재 이들의 후순위채권와 우선주에 대해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선순위채권에 대해서는 최고등급인 `AAA`와 `안정적(Stable)` 전망을 유지했다.

워싱턴 뮤추얼(WM)은 유동성 우려가 지속되면서 4.7% 밀려났다.

워싱턴 뮤추얼은 이날 이와 관련 "2분기말 기준으로 유동성이 400억달러 이상이었고, 이번달 유동성을 500억달러로 늘렸다"고 항변했다.
 
제너럴 모터스(GM)는 북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소식에 8.5% 떨어졌다.
 
반면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주니퍼 네트웍스(JNPR)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17.7% 뛰었다.
 
주니퍼 네트웍스는 전날 장 마감 후 회계년도 1분기 순이익이 1억1040만달러(주당 20센트)로 전년동기대비 66% 급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도 31% 늘어난 8억229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이익은 27센트로 팩트셋 리서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24센트를 웃돌았다.

회사측은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 매출 호조와 비용 절감 덕택에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매출과 순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델타 항공(DAL)은 7.9% 올랐다. 메릴린치가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내구재주문 `깜짝 증가`

미국의 내구재 주문은 예상 밖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주택시장 침체와 신용위기의 역풍 속에서도 기업들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달러 약세에 따른 수출 상품 주문도 증가에 기여했다.

상무부는 6월 내구재 주문이 전월대비 0.8% 늘었다고 밝혔다. 마켓워치의 집계에 따르면 월가는 내구재 주문이 0.3% 줄었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당초 전월과 동일한 수준으로 발표됐던 5월 내구재 주문도 0.1% 증가로 상향 수정됐다.

설비투자를 의미하는 핵심 자본재(방산·항공 제외) 주문이 전월의 0.1% 감소에서 1.4% 증가로 돌아서며 주문 증가에 기여했다.

반면 민간 항공기 주문이 25.1% 급감하면서 운송장비 주문은 2.6% 줄었다. 변동성이 심한 운송장비 주문을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2.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기계 주문과 가공 금속 주문은 각각 2.3%, 5.1% 증가했다. 전자장비 주문도 5.0% 늘었다.

◇신규주택판매 `3개월 최저`

신규주택 판매는 3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월가 기대는 넘어섰다.

미국 상무부는 6월 신규주택 판매가 전월대비 0.6% 감소한 연율 53만채(계절조정)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이래 최저치로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전년동월에 비해서도 33.2% 급감한 수준이다. 그러나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50만1000채는 웃돈 수치다.

5월 신규주택 판매는 종전 51만2000채에서 53만3000채로 상향 수정됐다.

신규주택 판매가격(중간값)은 23만900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 하락했다.

주택재고는 5.3% 줄어든 42만6000채를 기록했다. 판매대비 재고비율은 정점이었던 지난 3월의 11.2개월에서 10개월로 내려섰다.

지역별로 동부 해안 지역에서의 판매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북동부와 중서부에서의 판매가 각각 5.3%, 2.5% 늘었다. 반면 남부와 서부에서의 판매는 2%, 0.9% 줄었다.
 
◇소비자신뢰지수 61.2로 상향 확정

7월 미시간대학 소비자신뢰지수도 월가 예상치를 넘어섰다.

미시간대학은 7월 소비자신뢰지수가 61.2로 예비치인 56.6에서 상향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28년래 최저치로 추락했던 전월의 56.4에서 개선된 수치로 마켓워치가 집계한 56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세금환급 효과에 힘입은 반짝 증가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고용시장의 위축과 에너지 및 식료품 가격의 고공 행진으로 소비심리가 지속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DEA 글로벌의 맥스웰 클라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금환급 효과를 제외하면 소비는 경제 성장에 그다지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분기 주택차압 전년比 2배↑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미국의 2분기 주택차압(foreclosure)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부동산 전문 연구소인 리얼티트랙은 이번 분기 동안 미국 주택소유자 171명 중 한명 꼴로 주택을 압류당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에 비해 121% 급증한 것이며, 지난 1분기보다도 14% 증가한 수치다. 약 74만건에 대해 주택 압류절차가 진행중이다.
 
메릴린치의 쉐리 킹 미국지역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차압이 늘면서 주택가격에 대한 하향 압력은 커지고 있고 주택 소유자들은 더 혼란스런 상태가 됐다"면서 "모기지 포트폴리오의 손실도 커져 모기지에 대한 투자 의욕도 꺾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채권왕`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약 2500만 가구가 주택가치보다 더 많은 빚을 지고 있어 좋은 조건의 대출로 갈아타는 것 등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리얼티트랙은 주택가격 하락 탓에 올해 250만채의 주택이 차압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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