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욱기자] 일본 소니가 샤프로부터 대형 LCD패널을 구매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동안 합작관계였던 삼성전자(005930)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표면적으로는 `달라진 게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소니의 결정이 삼성 특검의 후유증인지 여부와 함께, 다른 제휴 거래선들에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는 분위기다.
◇소니의 변심..왜?
삼성전자와 소니는 지난 2004년 S-LCD라는 합작사를 출범시킨이후 LCD업계를 선도해왔다.
삼성전자는 LCD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소니 역시 삼성으로부터 공급받은 패널을 통해 LCD TV시장의 상위권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삼성과 소니 연합군을 보는 일본 내부의 시각은 그리 곱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물론 전자업계에서도 삼성과 손잡은 소니를 배제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소니 내부에서도 삼성과의 합작이 유지되는 한 세계시장 1위를 차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이 제기됐다는 소문이 들리기도 했다.
소니가 지난해 삼성과의 추가투자를 결정하지 못한 것도 이같은 기류가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의 특검소식은 소니에게 일종의 `명분`을 줬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입장에서는 삼성과의 관계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대규모 추가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라며 "그동안 일본의 분위기를 감안할때 소니가 추가적인 투자를 결정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특검으로 경영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지금 상황이 소니의 입장정리에 도화선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삼성 `추가이탈 나올라`..전전긍긍
삼성전자는 일단 소니와의 관계에는 `이상이 없다`라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소니의 결정이 자칫 다른 제휴선이나 거래선들에게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모습은 역력하다.
일부에서는 삼성특검 개시후 우려했던 해외 제휴선이나 거래선 이탈이 실제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검이 시작된 이후 전반적인 경영활동이 위축되고 있고 어려움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전자업계 고위관계자도 "최근 삼성전자를 보면 특검이후 해외 거래선들의 동요를 막기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최근 해외거래선을 만났는데 삼성전자 얘기부터 묻더라"라며 "별일없을 것이라고 얘기해줬지만 밖에서 느끼는 불안감은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삼성그룹에 대한 특검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같은 제휴, 거래선의 추가이탈 가능성에 대해 삼성전자가 별다른 해법을 내놓을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업체들이 삼성을 겨냥해 합종연회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는 것 같다"며 "삼성전자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 관련기사 ◀
☞노트북PC, 또 배터리 사고
☞삼성-소니, LCD `밀월관계`에 균열?
☞`오븐으로 찜요리까지`..하우젠오븐 스팀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