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0과 1580은 어떤 차이일까.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설명을 들어봤다.
▲ 하나증권과 현대증권의 내년 증시 전망 | |
서보윤 하나증권 센터장은 "수치만 보면 매우 높은 수준으로 보이나 하반기 이후의 증시 방향성을 놓고보면 부담은 없는 수준"이라며 "증시 모멘텀의 방향이 상승분위기에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서용원 현대증권 본부장은 "표면적인 수치만 보면 다른 증권사에 비해 낮아보이는 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최고 얼마까지 간다는 식의 전망이 아닌 적정 고점을 제시한 것이라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밸류에이션 차이가 지수의 차이를 만든다
두 증권사의 내년 전망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밸류에이션에 대한 견해가 다르기 때문에 전망치에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향후 추가 상승 모멘텀이 주가에 어떻게 적용될 지에 대한 기준도 상이하다.
하나증권이 2007년 주가 전망을 위해 기준으로 삼은 타깃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인데 반해 현대증권이 제시한 PER은 11.1배 수준이다. 이같은 차이가 1810과 1580이라는 지수의 차이를 만든 것.
하나증권은 국내증시의 PER가 5배~20배 이상의 수준을 15~20년 주기로 순환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를 근거로 최근 국내증시의 PER은 5~6배를 저점으로 장기적인 상승 순환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증시의 상승추세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라는 해석이다.
서보윤 센터장은 "내년 경기 수준으로 보면 올해보다는 낮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분기별 성장률은 조금씩 떨어지고 있지만 모멘텀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모멘텀은 올해 다운 트렌드에서 내년 업 트렌드이며 내년 2분기 쯤이면 경기도 터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현대증권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현재 우리 증시가 절대 싼 수준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현 종합주가지수는 대체로 중립수준이라는 것. 현대증권은 현재 시장의 PER을 10.3배 수준이라고 평가했으며 외환위기 이후 PER수준이 하향 조정됐던 지난 7년간의 범위중 상단에 위치해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환 현대증권 산업분석팀장은 "현재 한국시장의 PER수준은 신흥시장대비 89%이며 이는 선진국 대비로는 낮지만 신흥시장과 비교하면 절대적 저평가 매력은 거의 소멸된 상태"라며 "밸류에이션의 개선을 위해서는 향후 기업이익이 보다 증가하거나 경기 확장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 현대증권은 현 국내증시가 저평가 상태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 |
◇내년 경기 및 환율전망..`유사점`과 `차이점`
세계 경제전망에 대한 두 회사의 입장도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하나증권은 미국의 연착륙이 예상되나 중국 경제의 고성장이 지속되며 세계 경제는 확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서보윤 센터장은 "2007년 국내경제와 세계경제 모두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데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미국의 기업이익이 두자리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의 고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현대증권은 미국의 연착륙을 `정상화`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지금까지는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을 해왔다는 분석이다. 이제 수년간의 비정상적인 경기확장기를 마감하고 성장-인플레이션-금융정책 모두 안정화 단계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김지환 팀장은 "미국 경제의 고성장세가 멈추고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복귀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및 긴축우려는 주식시장에 늘 고려해야 할 변수"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기하강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김 팀장은 덧붙였다.
환율의 경우 하나증권은 최근 원화절상의 요인을 달러약세에서 찾았다. 하지만 이같은 달러약세는 오히려 세계경제의 유동성을 증가시켜 우리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만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현대증권은 소폭의 절상을 예상했으나 엔화강세에 따라 파급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하나증권은 내년 수출 및 내수회복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견지했다 | |
◇기업실적, 양사 모두 견조한 성장 예상..`속도`의 차이
국내경기와 관련, 하나증권은 수출이나 기업이익 모두 두 자리수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용현 하나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의 경기둔화에다 최근 4년간 수출이 연평균 19%대의 고성장을 지속해왔다는 점에서 약간의 둔화는 불가피하다"면서도 "세계 수요의 견조로 수출 역시 양호할 것이며, 내수경기 역시 점진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어 두 자리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증권은 내년 기업실적의 키는 IT가 쥐게 들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난 2년간 IT부문의 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이제는 회복가능한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조 연구원은 "IT부분의 재고순환상 현재 저점에 위치하고 있어 2007년에는 IT경기가 순환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을 상정할 수 있다"면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30% 이상 증가할 것을 비롯, 경기측면과 엔/원환율 모두 IT에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현대증권은 2007년 기업 실적면에서 매출 9.1%, 순이익 16.4% 증가라는 다소 보수적이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내놨다.
▲국내외 경제의 완만한 확장세 지속 ▲원화환율의 안정 ▲IT경기의 회복 등이 내년도 실적을 좌우할 키워드가 될 것이란 설명도 곁들였다.
김지환 팀장은 "환율안정은 IT제조업, 조선, 자동차, 등 수출업종의 이익전망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면서 "국내경제의 확장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은 내수업종의 안정적 이익증가 전망의 전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IT산업의 내재된 고유의 높은 불확실성은 리스크 요인이 될 것으로 김 팀장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