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달러↓..다우·나스닥 급락

정명수 기자I 2004.11.20 06:33:12

그린스펀 "경상적자 경고"
WTI 48달러..국채 수익률도 급등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다우 지수가 세자리수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도 1.6% 하락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48달러선으로 급등하고, 달러 약세가 심화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달러 약세 정책을 지지하는듯한 발언을 하면서 뉴욕 주식시장은 개장 초반부터 하락세를 나타냈다. 달러 약세, 유가 급등에 반도체 종목에 대한 투자등급 하향 등 악재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일단 이익실현을 하고 보자"는 심리가 확산됐다. 양대 지수는 장중 변변한 반등 시도조차 없이 장마감 벨이 울릴 때까지 흘러내렸다. 지수선물, 옵션, 종목옵션의 만기가 겹치는 `트리플 위칭(Triple Witching) 데이`여서 시장 분위기가 더욱 무거웠다. 19일 다우는 전날보다 115.64포인트(1.09%) 떨어진 1만456.91, 나스닥은 33.65포인트(1.6%) 떨어진 2070.63, S&P는 13.21포인트(1.12%) 떨어진 1170.34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5억2600만주, 나스닥이 20억3000만주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은 815개, 내린 종목은 2011개였다. 나스닥에서는 967종목이 오르고, 2061종목이 떨어졌다. 주간 단위로 다우는 0.8%, 나스닥은 0.7%, S&P는 1.2% 떨어졌다. 달러는 유로에 대해 장중 한때 사상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고, 달러/엔 환율은 4년6개월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국채 수익률도 큰 폭으로 올랐다.(채권가격 하락) ◇그린스펀 "시장개입 효과 없다" G20 회담을 앞두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유럽은행연합 회의에 참석한 그린스펀 의장은 "미국의 경상적자 규모를 감안할 때 어느 시점에 가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달러표시 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린스펀은 "국제 투자자들은 궁극적으로 달러 자산 비율을 조절하거나,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환율 예측은 동전 던지기를 하는 것과 같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그는 "외환시장에 대한 개입이 분명한 효과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 효과는 단기간에 끝난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 주요 중앙은행들간의 환율 공조는 현재로써도 충분하다"고 덧붙여 독일의 한스 아이헬 재무장관이 달러 급락 문제에 관해 세계 각국의 공동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을 무색하게 했다. 그린스펀 코멘트가 시장에 전해지면서 달러/엔은 한때 103선이 무너졌고, 유로/달러도 1.307선에 육박하는 등 달러 매물이 쏟아졌다. 그린스펀이 작심한 듯이 달러에 불리한 발언을 하자, 시장 일각에서는 "연준리가 달러 약세 정책을 지지하고 나섰다"는 분석까지 등장했다. 경상수지 적자를 이대로 방치할 경우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고 보고, 달러 가치를 사전에 조정하겠다는 의도라는 것.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만큼, 연준리의 금리 인상 강도도 따라서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국채 수익률은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도체 급락 기술주 진영에서는 인텔 CEO의 긍정적인 실적 전망에 힘입어 반도체 랠리를 기대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골드만삭스는 반도체 종목들의 벨류에이션과 공급 과잉 등을 이유로 투자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 앤드류 루트는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스, ATI테크놀로지, 볼테라세미콘닥터의 투자등급을 시장 비중 수준으로 낮췄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루트는 "반도체 칩 종목들은 최근까지 랠리를 벌였으나, 4~6주 안에 실적이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며 "마이크론의 경우 공급 과잉으로 계절적인 수요가 급격하게 약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루트는 반면 내셔날세미컨닥터의 투자등급은 비중확대로 올리면서 "일자리 증가세가 수요와 수익성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반도체 장비업체인 AMAT과 AEIS의 투자등급도 비중 축소로 낮췄다. 인텔은 2.58%, AMD는 5.24%, 마이크론은 3.86%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09% 떨어졌다. 시티그룹은 고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자산을 관리해왔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1.66%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팔레스타인 정부 보고서를 인용, 시티그룹이 680만달러를 아라파트 명의로 투자했으며, 자치정부 자금을 아라파트 개인 계좌로 이동시키는데도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티그룹의 정책상 회사 변호사의 승인 없이 공인의 자금을 수신할 수는 없다며 일본에서 발생한 자금세탁 스캔들의 재판 가능성을 우려했다. 독일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SAP는 가번인스티튜트에퀴티가 투자등급을 중립으로 낮추면서 1.58% 하락했다. M&A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오라클과 피플소프트는 등락이 엇갈렸다. 오라클은 1.7% 떨어졌으나, 피플소프트는 1.09% 올랐다. 오라클은 내일 오전 중으로 피플소프트 지분 확보 상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전날 긍정적인 실적 전망을 내놓음에 따라 1.1% 올랐다. 골드만삭스는 디즈니의 내년도 주당 순이익 전망치를 1.18달러에서 1.24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위성라디오업체인 시리우스는 바이아컴의 전 사장 멜 카마진을 영입했다고 발표, 9.53% 급등했다. 시리우스는 유명 디스크 쟈키인 하워드 스턴과 계약한데 이어 스턴을 스타로 키운 카마진까지 영입,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제약주들은 전날 FDA 직원이 의회 청문회에서 일부 의약품의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함에 따라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파이자는 1.94%, 머크는 0.88%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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