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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급등, 나스닥 `빅랠리`..다우도 상승

정명수 기자I 2003.09.30 05:30:51

달러 약세..국채 가격 하락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나스닥 지수가 단숨에 1800선을 회복했다. 반도체 등 핵심 기술주들이 급등하면서 나스닥 지수는 1.8%나 상승했다. 다우 지수도 장막판 상승 폭을 넓히며 9400선 복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월가는 오전장 중반까지도 경계매물 처리에 여념이 없었으나, 주후반 발표될 경제지표에 대한 기대감과 투자은행들의 긍정적인 4분기 시황 전망 등에 힘입어 `빅랠리`를 벌였다. 달러/엔 환율이 110엔대로 떨어지는 등 달러 약세가 심화됐지만 한번 불붙은 투자심리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29일 다우 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67.16포인트(0.72%) 오른 9380.24, 나스닥은 32.49포인트(1.81%) 오른 1824.56을 기록했다. S&P500은 9.73포인트(0.97%) 오른 1006.58로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은 1991개, 내린 종목은 839개였다. 나스닥에서는 1880종목이 오르고, 1195종목이 떨어졌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3억1600만주, 나스닥이 16억6400만주였다. 달러는 미국 정부가 강한 달러 정책을 철회하고 G7이 달러 약세를 용인키로 했다는 루머가 나돌면서 주요 경쟁국 통화에 대해 약세를 나타냈다. 국채 수익률은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고(채권가격 하락), 금값과 유가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개장전에 나온 경제지표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8월 개인지출은 0.8% 증가해 전문가들의 예상과 일치했다. 실직 우려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소비가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해줬다. 8월 개인수입은 0.2% 늘어나 전문가들의 예상치 0.3% 증가에 약간 못미쳤다. 개장 초반 반도체와 통신주 등으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나스닥은 손쉽게 1800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경계 매물을 완전히 압도하지는 못했다. 직업알선업체인 챌린저가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소매점들의 임시직 고용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 별로 호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다우와 나스닥은 하락 반전하기도 했다. 마침 달러/엔 환율 111엔대가 무너졌고, 국제 유가도 상승하는 등 시장 주변 여건도 악화됐다. 그러나 월가 투자은행들의 긍정적인 4분기 전망과 주후반에 발표될 ISM 제조업 지수 등 경제지표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매도 압력이 약해졌다. 스미스바니의 주식 전략가인 토비아스 레브코비치는 "4분기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계속할 것"이라며 "기업 수익전망이 좋고, 경제 데이터도 침체 상태와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주식 전략가인 토마스 맥마너스도 "최근의 주가 하락이 의미있는 하락 트렌드의 시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개인투자자들과 뮤추얼펀드의 주식 매수가 주가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모건스탠리의 주식 전략가인 스티브 갈브레이스는 "경제 회복세는 계속되겠지만, 기업의 수익 향상 속도는 느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치를 능가하는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며 "일시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주 쪽으로는 호재성 뉴스가 잇따랐다. JP모건의 애널리스트인 제이 대나는 "반도체 장비주식들이 3월초순 이후 그 어느때보다도 과매도됐다"며 "4분기에 반도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산업협회은 지난 주말 8월 반도체 판매가 4% 늘어났다고 밝혔다. 3분기 매출도 평소 계절적인 증가세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인텔 등 반도체 주식들이 나스닥 랠리의 일등 공신이었다. 인텔은 4.03% 상승했고, AMD는 3.04% 올랐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램리서치는 2.59% 올랐다. 애플은 리만브라더스의 투자등급 상향에 힘입어 2.95% 상승했다. 노키아는 배런스의 긍정적인 보도에 힘입어 개장전부터 오름세를 나타내 4.19% 랠리를 기록했다. 노키아와 경쟁 관계인 모토롤라도 1.84% 하락 반전했다. 앤비디아는 메릴린치가 투자등급을 매도로 낮춰 5.40% 급락했다. 금융주로는 합병을 발표한 존핸콕과 매뉴라이프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존핸콕과 매뉴라이프는 개장전 거래에서는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차익 매물이 쏟아지면서 일제히 하락 반전했다. 존핸콕은 1.40%, 매뉴라이프는 3.38% 하락했다. 시티그룹은 1.57%, JP모건은 1.35% 상승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리만브라더스의 투자등급 하향으로 0.10% 하락했다. 모건스탠리는 뮤추얼펀드의 주식 내부자 거래와 관련, SEC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뉴스에도 불구하고 1.90%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월마트는 9월 동일 점포 매출이 당초 전망치인 3~5%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혀 0.76% 상승했다. 보잉은 도이체방크의 투자등급 상향으로 1.29% 상승했다. 3M은 메릴린치가 현재 주가가 적정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혀 2.03% 급락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권거래소 마감 행사에는 윤병철 우리금융 회장이 참석, 클로징 벨을 울렸다. 우리금융 ADR은 국민은행, 신한지주에 이어 한국 금융기관으로는 세번째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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