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공동락특파원] 뉴욕증시가 이라크 문제와 관련된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큰 폭으로 하락했다.다우지수는 8000, 7900선이 차례로 붕괴되며 160포인트 가까이 밀렸고 나스닥지수도 2% 가까이 급락했다.
이라크 문제가 투자심리를 강하게 압박하며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미국은 영국, 스페인과 공동으로 오늘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위해 2차 결의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해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이 초읽기에 들어섰음을 시사했다.
반면 프랑스, 독일, 러시아는 미국, 영국과는 별도로 이라크의 점진적인 무장해제와 추가무기사찰을 요구하는 별도의 결의안을 유엔에 제출했다.
지정학적 변수 이외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경제 지표나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없었다는 점도 낙폭을 확대시킨 악재였다.또 지난 주말 증시가 별다른 호재없이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매수세의 유입으로 랠리를 보였다는 점도 차익 매물을 불렀다.
존행콕의 트레이더인 제프 스웬센은 "모든 투자자들이 이라크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며 "로웨의 실적을 비롯한 긍정적인 재료들도 적지않았지만 지정학적 변수에 가려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달러는 엔화를 비롯한 주요국 통화들에 대해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고 국채가격은 소폭 상승했다.국제 유가는 지난주에 이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배럴당 36달러선을 기록했으며 금값도 강세를 나타냈다.
24일 다우지수는 하락세로 출발해 장중내내 별다른 반등시도 없이 마이너스권에 면치 못하고 낙폭을 크게 늘려 결국 지난주말 대비 1.99%, 159.87포인트 하락한 7858.24포인트(잠정치)를 기록해 7900선이 붕괴됐다.
나스닥도 하락세로 출발해 하루종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1.98%, 26.65포인트 떨어진 1322.37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500지수는 1.84%, 15.59포인트 하락한 832.58포인트를 기록했으며 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지수는 1.69%, 6.14포인트 밀린 358.22포인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거래량은 12억1719만주, 나스닥의 거래량은 12억1575만주로 지난 주말거래량에도 못 미칠 만큼 부진한 거래량을 나타냈다.상승 대 하락종목수는 뉴욕증권거래소가 1065대 2221를, 나스닥은 983대2193으로 하락종목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세계 최대의 금융서비스기업인 시티그룹이 파산한 에너지기업 엔론에 부당하게 대출해준 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2.32% 하락했다.다우지수에 편입된 금융주인 JP모건과 아메리칸익스프레스도 각각 2.53%, 1.99% 떨어졌다.
항공기 생산 업체인 보잉은 3.88% 하락했다.UBS워버그는 이라크와의 전쟁가능성으로 항공산업의 회복이 크게 지연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이 여파로 보잉은 한때 28.40달러까지 급락,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세계 최대의 미기어기업인 AOL타임워너는 계열사 매각추진 보도에도 불구하고 5.09% 하락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AOL이 계열사인 워너뮤직의 지분매각을 위해 영국의 EMI그룹과 협의중에 있으며 그 규모가 30-40억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또 같은 미디어기업인 월트디즈니는 JP모건이 실적전망을 하향하면서 2.41% 떨어졌다.
유럽 최대의 음식료품 체인인 아홀드는 실적경고와 회계스캔들로 뉴욕증시에서 61.09% 폭락했다.아홀드는 지난 2년간 매출이 5억달러 과대계상됐으며 올해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또 이의 책임을 지고 CEO가 사임했다고 설명했다.아홀드는 세계 2위 규모의 음식료 소매업체이며 매출의 60%는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소매기업들도 일제히 부진했다.세계 최대 할인점 체인인 월마트는 2월 매출액이 예상치를 겨우 충족시키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밝혀 2.58% 하락했다.또 페더레이티드와 JC페니는 지난주 미국 북동부지역에서의 폭설로 2월 매출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나란히 2.97%, 4.67% 하락했다.
대형 기술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반도체 대표주자 인텔이 1.43% 하락했으며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0.66% 떨어졌다.소프트웨어 메이커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이 각각 2.19%, 4.60% 하락했으며 하드웨어 업체인 델컴퓨터는 1.71% 떨어졌다.네트워킹 대장주 시스코시스템즈는 1.70% 밀렸다.
개별종목들의 부진으로 업종지수들도 큰 폭으로 빠졌다.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0.32% 하락했으며 골드만삭스하드웨어지수와 소프트웨어지수도 1.81%, 2.76%씩 밀렸다.아멕스네트워킹지수는 1.56% 떨어졌다.
반면 선마이크로시스템은 뉴욕타임스의 긍정적인 보도로 0.29% 상승했다.뉴욕타임스는 올해말에 출시될 예정인 선마이크로의 차세대 마이크로프로세서가 기업들이 컴퓨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표 블루칩 GE는 투자전문 주간지인 배런스의 긍정적인 보도에도 불구하고 1.60% 하락했다.배런스는 주말판 커버스토리를 통해 GE의 주가가 S&P500 기업 기준으로 11% 저평가돼 있으며 GE캐피탈 부문의 영업 이익이 증가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가정용 건축자재 소매체인인 로웨는 긍정적인 실적 발표에 힘입어 5.77% 올랐다.로웨는 4분기에 총순익 3억1940만달러, 주당순익 40센트를 기록해 전년동기의 주당 28센트에 비해 순익이 크게 늘었으며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도 상회했다.반면 로웨의 라이벌인 홈디포는 내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1.03% 하락했다.
한편 AIDS 백신개발업체인 백스젠은 3차 임상실험 결과가 좋지 않게 나타났다는 발표로 47.31% 급락했다.백스젠은 임상실험 결과 일부 집단에서는 백신의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실험 결과가 예상치에 못 미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