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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어찌될 것인가

김홍기 기자I 2000.04.17 08:17:23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있지는 않다’ 오늘 나스닥 시장이 다시 폭락할 것인지에 대해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블랙 먼데이’가 재현될 것이라는 암울한 얘기도 퍼지고 있다. 우선 비관적인 전망.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네드 라일리는 “주가 하락은 강력한 인플레이션 뉴스로 인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적극 개입, 긴축 통화정책을 펼 것이라는 견해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간단히 말해 금리가 올해 안에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다른 뉴스들을 압도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월요일에 나스닥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제목의 뉴스를 내보냈다. 나스닥이 겉잡을 수 없이 자유낙하한 배경은 지난 목-금요일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높았기 때문. 미국 증시가 또 한번 숫자놀음에 놀아난 꼴이다. 제프리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아트 호간은 “소비자물가지수에 너무 과잉 반응했다”고 말했다. 인플레 조짐이 보임에 따라오는 5월16일로 예정된 FRB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FRB가 당초 예상했던 0.25%포인트보다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러나 장기투자가에게는 딸꾹질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1987년의 ‘블랙 먼데이’때 그 영향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주말에도 이스트먼 코닥, 코카콜라, 월트 디즈니 등은 1%도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물론 저가 매수에 나서겠다는 투자자들도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GE) 애셋 매니지먼트의 선임 부사장인 피트 해더웨이는 “금융, 제약, 건강관리 주식들을 저가매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도널드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기본적으로 건강하기 때문에 이번 주에 시장이 끝장 나 버리거나 호시절이 끝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투자전략가들은 이미 입증된 기업들이거나 인터넷을 통해 비용을 절감한 기존 제조업체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난감 회사인 하스브로와 UTX 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는 기업 경영실적 발표가 주가를 다시 끌어올리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웨스트코어 펀드’의 리처드 소콜은 “희망을 주는 것은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아주 좋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경영실적 발표로 주가가 올라갈 것인가라는 데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IDEA글로벌닷컴의 주식시장 전략가인 테렌스 가브리엘은 “주가가 좋은 경영실적 뉴스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며 “경영실적이 시장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그것은 금리인상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 우려가 경영실적을 눌렀다는 얘기다. 사실 지난 주에 경영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은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가 내려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시장이 전체적으로 하강곡선을 그렸기 때문. 이번 주에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포드 자동차, 이스트먼 코닥, 씨티그룹, 메릴린치, 화이자, 아메리카온라인(AOL), 더블클릭, EMC, 스프린트, 델타항공, 아메리카 항공, 존슨&존슨, 커머스원, C넷, 루슨트 테크놀로지, SAP, 벨 사우스, 암겐, 체이스 맨해튼, IBM, 인텔, 퀄컴, 코카콜라, 워너 램버트,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컴퓨터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이들이 만약 좋은 실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계속 곤두박질친다면 정말 문제다. 월요일 장에 대한 논란은 기본적으로 한가지 질문으로 귀착된다. 바닥을 확인했느냐는 것이다. CBS마켓워치는 많은 시장의 전문가들이 금요일의 공황에 가까운 매도 물량은 바닥이 가까워졌다는 징조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문제는 다시 오르기도 어렵다는 것. 쉴즈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프랭크 그레츠는 “주가가 더 이상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 오르지도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나스닥이 더 이상 상승장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피난처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선 한 곳에만 돈을 넣어두지 말라고 했다. 채권이나 채권형 펀드,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자금의 절반 정도는 투자하라고 말했다. 배당금을 나눠주는 공공설비(utility) 기업의 주식이나 재무부 채권을 사라고 권유했다. 아울러 금요일 담배와 알루미늄 기업의 주식이 오른 것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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