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시장 강세…보험사 ‘자본성증권’ 쏟아진다

박미경 기자I 2024.09.08 07:59:14

[회사채프리뷰]
한화생명·농협지주, 신종자본증권 발행
K-ICS비율·BIS비율 등 선제적 자본 확충 위해
보험사 후순위채 조달…고금리 찾는 개인 수요 높아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조(兆) 단위 자금이 모이는 등 발행시장이 강세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지주사와 보험사들은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을 찍어내며, 선제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는 모습이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주(9일~13일) 한화생명(088350)과 농협금융지주 등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이어 흥국화재(000540), ABL생명 등은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이어간다.

한화생명 본사 전경.(사진=한화생명)
한화생명은 지난 7월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이어 두 달 만에 채권시장을 찾았다.

한화생명은 30년 만기 5년 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조건으로, 신종자본증권(AA-) 3000억원 규모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계획 중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6000억원까지 증액 발행 한도도 열어뒀다. 공모 희망 금리로는 4.2%~4.7%의 고정금리를 제시했다.

오는 11일 수요예측, 24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주관사는 KB증권이다.

한화생명은 재무건전성 관리를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말 기준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174%로 전 분기(183.8%) 대비 10%포인트(p) 가량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사업 중인 22개 생명보험사의 K-ICS 비율 평균은 222.8%다. 한화생명보험은 하락한 K-ICS 비율을 올해 연말까지 180%대로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농협금융지주도 신종자본증권(AA-) 발행을 계획 중이다. 농협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지난 6월에 이어 3달 만이다.

총 2000억원 규모로 금리 수준은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일 수요예측, 25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적정선 지표 중 하나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할 때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BIS비율이 높을수록 손실흡수능력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

이어 흥국화재와 ABL생명은 5~6%대 고금리를 앞세워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러 계획이다. 두 곳 모두 10년 만기 5년 후 콜옵션을 조건으로 총 2000억원 발행 계획을 세워뒀다. 흥국화재의 희망 금리 수준은 5.9%~6.3%, ABL생명의 희망 금리 수준은 5.4%~6.0%다.

한편, 금융권 자본성증권 발행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고금리를 찾는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은 편이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산 증가에 대응해 규제비율을 맞추기 위해 자본성증권 발행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금융지주와 은행은 BIS기준 자본비율을, 보험사는 K-ICS 비율을 규제비율 이상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금리 하향 안정화가 예상되는 만큼 높은 금리를 확보할 수 있는 보험사 후순위채권을 포함해 금융기관이 발행한 자본성증권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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