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초대로 한국을 찾은 쿄지 교수를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에서 만났다. 한국의 벤처·스타트업 육성 전략에 비해 부족한 일본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비판한 쿄지 교수는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한일 협력 방안에 관심을 보였다. 쿄지 교수에게 일본의 저성장을 따라가고 있는 한국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쿄지 교수는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가 꼽은 미래 한국 경제의 불안요소는 △높은 중국 경제 의존도 △부동산 거품 △저출산·고령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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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지 교수는 대안으로 한미일 중심의 GVC 재편을 꼽았다. 그는 “일본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미·중 사이가 나빠지는 것을 원치 않지만 양자택일이라고 하면 미국”이라며 “한국도 미국측에 선다면 한·일 양국간 기본적인 관계는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지나치게 치솟은 한국의 부동산 가격 역시 한국 경제에 울리고 있는 경고음이다. 쿄지 교수는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토지자산의 비율이 5.2배에 달하는 점을 들면서 “일본의 ‘버블 붕괴’ 때와 비슷하다”며 “부동산 자산이 증가할 때 가계부채가 함께 많이 늘어난다. 물가상승이 더디면 부채해소에 도움이 되지만 현재와 같은 인플레이션이라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분기 0.7명으로 세계 최하 수준까지 떨어진 출산율 역시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사회보장제도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급속한 인구 감소를 겪고 있어 더욱 심각하다”고 했다. 이어 “일본은 앞으로 30년 후 전체 인구의 10%가 외국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라며 “한국은 지금도 외국인 많은데 한국도 아마 일본처럼 외국인에 의존하는 때가 올 것이다. 노동의 질을 고려하면 한국이 지금과 같은 경제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활성화되고 있는 한국의 벤처·스타트업계에 대해서는 희망적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장기적 경기 침체가 대기업 위주의 경제 구조 뿐만 아니라 혁신이 어려운 생태계를 꼽은 만큼 한국의 벤처·스타트업 생태계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