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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비씨·우리·하나·NH농협 등 9개 카드사의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215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7조3901억원)과 대비해서는 1751억원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6조2419억원)과 비교하면 9731억원 급증했다.
지난해 3월(6조2419억원) 이후 계속되던 증가세가 1년만에 꺾였지만 일회성 요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당국이 리볼빙 부실 우려를 대비해 카드사들에 리볼빙 관련 설명 의무를 강화하라고 주문한 영향도 있지만 통상 카드사들은 분기 말에 상각채권을 매각하기 때문에 3월에는 리볼빙 잔액이 소폭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라며 “리볼빙 이월잔액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2021년 말 사상 처음으로 6조원을 넘겼고 지난해 9월에는 7조원 돌파했다.
결제성 리볼빙이란 신용카드 일시불로 물건을 구매한 뒤 카드 대금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이월해 이자와 함께 갚는 서비스다. 결제대금 중 일부를 연체 없이 상환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반면 신용도에 따라 10% 중후반대에 달하는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장기간 이용하면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리볼빙 수수료는 현재 거의 법정 최고금리(20%) 수준을 넘보고 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사의 지난 3월 말 기준 결제성 리볼빙 수수료율(금리) 평균은 약 17.10%으로 지난 2월(17.06%)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개별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우리카드가 18.45%로 가장 높았고 이어 롯데카드(17.79%), KB국민카드(17.75%), 현대카드(17.42%), 신한카드(16.57%), 하나카드(16.14%), 삼성카드(15.62%) 순이었다.
◇당국 “리볼빙 잔액·수수료율 추이 예의주시”
리볼빙 잔액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카드사들의 자산건전성도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드 대금을 납입하기 어려운 고객이 점차 늘어나게 되면 결국 연체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에 대응한 충당금 적립도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비롯해 금융시장 불안정 등의 영향으로 조달비용이 급증하면서 실적이 하락했다.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5곳의 당기순이익은 총 460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962억원)와 비교해 22.8% 감소했다.
카드 연체율이 상승함에 따라 대출 부실에 대응하기 위한 충당금 전입 규모가 늘어난 영향도 작용했다. 이들 5개 카드사가 올해 1분기 쌓은 대손비용인 충당금은 576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577억원)보다 61.3%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은 경기 침체 심화에 대비해 결제성 리볼빙 등의 자산건전성 분 류기준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볼빙은 다른 자산보다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주의깊게 모니터링 하고 있다”면서 “현재 카드사들의 충당금 수준을 감안했을 때 건전성이 급격하게 악화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당국의 권고로 리볼빙 이월잔액이 최근 조금 줄었으나 전체적으로 추세를 보면 상승세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며 “특히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어 차주들이 연체를 하지 않기 위한 결제성 리볼빙 수요는 계속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