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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데이인 31일 밤, 서울 마포 홍대클럽거리엔 신나는 음악이 크게 울렸다. 클럽마다 수십 명씩 줄을 서 있었지만, 사람들은 “평소에 비하면 굉장히 적은 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29일 용산 이태원에서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던 150명 넘는 이들이 압사 당하는 참사가 난 여파로 보였다.
홍대입구역 인근은 젊은층과 외국인이 많이 찾고 ‘클럽 메카’로 꼽힌다는 점에서 이태원과 비슷한 곳이다. 다만 이날 늦은 밤 돌아본 이곳은 행인이 적어 적막한 분위기였다. 평상시라면 아무리 앱으로 호출해도 잡기 어려운 ‘빈차’ 택시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홍대입구역 대로에서 클럽거리로 들어서자 시끄러운 음악이 들렸다. 몇몇 술집은 문을 닫았지만, 유명 클럽들은 영업 중이었다. 클럽 입구엔 젊은이들이 줄을 서 입장을 기다렸다. A클럽 관계자는 “월요일이라서가 아니라 이태원 사고 때문에 사람이 없다”며 “평소보다 적은 사람만 입장시키다보니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것”이라고 했다. B클럽 관계자도 “안에 공간이 상당히 넓은데, 혹시 모를 사고 위험 때문에 입장객을 5분의 1 수준으로 많이 줄였다”고 했다. B클럽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던 20대 여성은 “이십 분에서 삼십 분 정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핼러윈데이 코스튬’을 입고 온 이들은 손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적었다. 이 때문에 오히려 이들이 이질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얼굴에만 상처 분장을 한 이들도 간혹 눈에 띄었다.
자정을 앞두고 만난 한 택시기사는 “보통 이쯤이면 쉴새없이 콜이 뜨는데 콜이 안 들어온다”며 “이태원 사고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