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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깡통로봇이 보이고 향수병도 보인다. 코믹 버전은 아니다. 뚜껑 열린 로봇에서 뿜어나오는 연기가 어떤 실험을 하는가 짐작케만 할 뿐, 그 이상은 알 수가 없는 거다. 저 끝이 가져올 결과가 희망일지 절망일지, 낙관일지 비관일지 도통 가늠할 수가 없다.
힌트가 될지 모르겠지만, 작가 김대희의 ‘상상력이 만발’한 이 작품의 타이틀은 ‘우주적 존재 01’(Cosmic Being 01·2021)다. 작가의 작업은 비물질적 영역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역으로 끌어내는 데 있다. 감정이나 심리, 영감 같은 보통의 사람이 선하나 그어 표현하기 어려운 그걸 해낸다는 거다.
그나마 작품은 이해가 까다로우나마 형체를 구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절’한 편이라고 할까. 금색 프레임을 세우고 그 속을 수묵 혹은 단출한 색과 선으로 채워넣은 ‘골든 프레임’ 연작은 말 그대로 ‘넘실거리다 못해 울렁거리는’ 산수만으로 화면을 채웠으니까.
이제껏 작가가 내놓은 작품 중 가장 ‘화려한’ 색감을 자랑한다는 점에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변화가 감지된다고 할까. 그간 수묵의 풍경 어딘가에 콕 박혀 있던 우주적 인간을 찾아낸 듯한 거다.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11길 아트스페이스퀄리아서 여는 개인전 ‘2차원’(Two Dimension)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 117×91㎝. 작가 소장. 아트스페이스퀄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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