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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경기 분당 고운세상코스메틱 본사에서 만난 안건영 대표는 “과거 피부과 전문의가 갈 수 있는 길은 개원 혹은 교수 정도였다. 하지만 이젠 나처럼 기업가가 될 수도 있고, 저널리스트, 공직자 등 다양한 길이 열려 있다”며 “어떤 일을 하던 전문의로서 피부과학을 통해 피부를 건강하게 만든다는 사명만 잃지 않으면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어릴 적 큰 화상을 입은 아픔이 있다. 안 대표는 “화상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는 다른 사람이 치료해줄 수 없었다. 결국 나 자신이 해결해야만 했다”며 “이러한 피부 콤플렉스를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의대를 진학했고, 결국 피부과 전문의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첫 창업은 프랜차이즈 피부과 병원인 ‘고운세상 피부과’였다. 외환위기(IMF)가 한참 불어닥친 1998년 당시 창업을 했지만, 다행히 서울에 이어 수도권으로 거점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다. 이렇듯 고운세상 피부과에서 진료를 하던 그는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안 대표는 “진료를 받는 이들이 예민한 피부, 여드름성 피부 등을 끊임없이 상담해왔다. 이들을 위한 치료 못지않게 평소에 바르는 화장품 역시 중요하다”며 “의사로서 직접 진료하지 않아도, 의사가 만든 화장품을 통해서도 피부 건강을 도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2000년에 더마코스메틱(기능성 화장품) 전문회사인 고운세상코스메틱을 창업했다. 여기서 만든 화장품을 고운세상 피부과에 공급하는 원내 판매 형태였다. 2003년에는 ‘닥터지’(Dr.G)라는 독자적인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기도 했다. 그렇게 고운세상코스메틱을 운영하던 안 대표에 2007년 뜻밖의 제안이 들어왔다. 홍콩 최대 뷰티스토어 ‘사사’(SASA)로부터 수출 제안을 받은 것이다.
안 대표는 “병원을 이용하던 환자 중 홍콩에 거주하는 이가 있었다. 그가 닥터지 화장품을 구입한 뒤 일부를 홍콩에서 유통했던 것”이라며 “이렇게 홍콩 현지에서 입소문이 나고 홍콩 사사도 닥터지 제품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수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고운세상코스메틱은 2008년 한 해 동안 홍콩 등지에 닥터지 제품을 100만달러 규모로 수출할 수 있었다.
닥터지 제품은 이렇듯 홍콩 시장에서 먼저 인정을 받은 뒤 한국에서도 원외 판매가 이뤄졌다. 안 대표 역시 그동안 고운세상 피부과 내에서만 유통해왔던 방식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매스마켓’(대량구매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제품군 역시 비비크림, 선크림에 이어 토너, 에센스 등으로 다양화했다.
다행히 고운세상코스메틱 실적은 꾸준히 성장해갔다. 2019년에는 매출액 1532억원을 기록, 창사 이래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화장품 수요가 줄어든 올해도 전년 1555억원과 비교해 두자릿수 매출액 성장을 예상한다. 안 대표는 “닥터지 제품을 사용한 뒤 자발적으로 후기를 올리는 이들이 많다. 이럴 때마다 ‘내가 복을 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한다”며 “진정성은 반드시 통한다는 믿음으로 회사를 운영해온 결과”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한국을 넘어 해외시장으로 ‘피부과학’을 전파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미 2015년 중국 상하이에 현지법인을 구축하기도 했다. 그 결과 중국 시장 연매출은 이미 100억원을 넘어섰다. 일본에서도 음악과 드라마 등 K콘텐츠 영향으로 최근 판매가 호조를 보인다. 안 대표는 “중국, 일본 등 동북아 지역은 한국과 피부 유사성이 있는 지역이다.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제품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며 “나아가 다른 아시아 지역을 비롯해 미국, 유럽, 아프리카 등지로 수출 지역을 확대하기 위해 추가적인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창업을 염두에 둔 후배 의사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의사가 창업할 때는 단순히 부업을 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바탕으로 사명을 수행한다는 각오가 필요하다”며 “우선 ‘(창업이) 가치가 있는 일인가’를 스스로에 물은 뒤 창업을 하고, 이후 ‘피부건강을 돕는다’라는 미션 달성을 위해 헌신한다면 회사가 자연스럽게 성장해 갈 것이다. 이를 통해 삶의 보람까지 느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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