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다만 ‘미국 금리가 진정되고 있는 현 시점이 코스닥이 강세를 나타낼 시기’라고 평가했다. 단기적 관점에서 코스닥을 대표하는 바이오 업종 외에도 실적 전망치가 개선되고 있는 IT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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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7.72포인트(0.76%) 오른 1021.62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20년 7개월 만에 지수 1000을 넘긴 뒤 5거래일째 ‘천스닥’을 유지하고 있다. 5거래일 가운데 0.05% 하락한 15일을 빼면 나머지 거래일은 모두 상승 마감했다.
최근 코스닥 강세는 경기 회복 상황을 예상하고 경기 민감주 등에 투자하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한풀 꺾이면서 진행됐다는 분석이다. 1.7%대를 기록하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달 들어 약 20bp(1bp=0.01%) 하락했다. 이에 연초 이후 약진하던 경기 민감주는 주춤한 반면 성장·기술주들이 상승하는 모습이다. 미래 잠재력을 갖춘 성장주는 금리 상승에 따른 할인율 확대에 민감한 편이지만 반대로 금리가 진정될 경우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천스닥도 이러한 흐름에 동조한 결과란 평가가 나온다. 시가총액 중소형주로 이뤄진 코스닥은 가치주보단 성장주 비중이 높다. 제약·바이오 업종이 전체 시가총액에서 35%가 넘고, IT가 20%, 커뮤니케이션이 10% 수준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월이 지나며 금리 상승 속도가 조절되자 할인율 상승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었다”며 “시장 참여자들이 재차 성장주에 주목하면서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대형가치주 투자 매력 여전
다만 코스닥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 분위기다. 올해 실적 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적 장세는 실적 전망치가 강한 업종과 종목이 주가 수익률도 높게 나타나는 증시를 말한다. 철강이나 에너지, 증권, 화학, 유통, 자동차 등 가치주 영역에 속하는 업종의 이익 개선율이 양호하다. 향후 금리 상승이 재개될 전망도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에 불리한 조건이다.
김원중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초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코스닥은 4월 이후 미국채 금리 하락으로 성장주 반등과 함께 지수 1000을 돌파했다”며 “하지만 차화전(자동차, 화학, 전기) 및 이익 모멘텀이 높은 대형가치주의 투자 매력이 높다고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결국 코스닥 상승세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하며 금리가 재상승하는 구간을 만나기 전까지만 가능하단 얘기다.
◇ 바이오보단 반도체·소프트웨어에 무게도
최근 코스닥 상승은 그간 눌려 있던 바이오 관련주가 반등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달 들어 제약 업종은 14.5% 상승해 코스닥 상승률인 6.8%를 2배 이상 웃돌았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진단키트나 백신에 대한 관심 등 상승 모멘텀이 있었다는 평가다. 바이오 외에도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성장주도 관심을 둘만 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최유준 연구원은 “바이오 모멘텀이 더욱 강해지면 코스닥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시가총액의 3분의 1 가까이 차지하고 수급의 주축인 개인 투자자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좀 더 가시적인 것에 무게를 둔다면 실적 성장주에 접근하는 것도 유효하다”며 “빅 사이클 수혜가 기대되는 걸 꼽자면 반도체와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소프트웨어, 의료장비를 포함한 건강관리 장비·서비스 등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 추정 기관수 3곳 이상 되는 종목 56곳을 대상으로 한 달 전 대비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전망치 상승률이 가능 높은 업종은 전자 장비 및 기기(5.9%)로 나타났다. 이어 △디스플레이 및 관련부품(3.85%) △인터넷 서비스(3.7%) △반도체 및 관련장비(2.05%) 순으로 전망치 상승 폭이 컸다.
해당 업종에 포함된 종목 중 상승률이 높은 곳은 전자 장비에선 엘엔에프(20.12%), 디스플레이에선 AP시스템(265520)(6.03%), 인터넷서비스에선 아프리카TV(067160)(5.04%), 반도체에선 실리콘윅스(5.03%)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