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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이유에 대해 묻자 이춘재는 지금껏 어디서도 들을 수 없던 내용을 이야기했다고. 무참히 가족을 죽인 살인자의 입을 통해 듣는 모든 이야기는 기약 없이 기다렸던 30년보다도 훨씬 잔인한 것이었다.
“외람되지마는 형사들하고 저기가 다 해결이 됐는지 모르겠네요? 시신이라도 좀 찾으면 좋겠다, 생각이 있거든예”라는 말과 함께 시작된 이야기는 그의 살인이 어떻게 은폐됐는지를 비추고 있었다.
그는 추가 범행을 자백할 당시 스스로 목숨을 끊으러 야산에 올라갔다가 우연히 만난 초등학생과 대화를 나누게 됐고, 목을 매려 들고 간 줄넘기로 아이의 손목을 묶고 범행을 저지르게 되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1989년 7월 7일 경기도 화성. 당시 초등학교 2학년생이었던 김양의 실종 수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단순 가출로 종결됐다.
그리고 실종 후 5개월이 지난 같은 해 12월, 마을 주민들에 의해 인근 야산에서 ‘2학년 3반 김○○’이라고 적힌 노트가 든 책가방과 신발, 옷가지와 같은 물품들이 발견됐다. 하지만 가족들은 어떠한 말도 전달받지 못했고, 그렇게 30년이 지나고 나서야 당시 딸의 유류품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뿐만 아니라 유류품이 발견된 후 형사와 함께 그 주변을 탐색했다는 방범 대장은 수색 도중 줄넘기에 묶인 뼈가 발견됐다는 말까지 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기록은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날 ‘그것이 알고싶다’는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을 다시 한번 복기하고, 이춘재의 사건 후 첫 심경 고백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추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