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6일부터 전국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더운 여름철이 되면서 마스크 착용을 소홀히 하는 일부 승객과의 갈등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의 경우에는 폭행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지만 마스크 미착용 등 관련 신고는 1000건을 넘어섰고, 폭행이나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입건된 사례도 40여건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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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5월26일부터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습니다. 대중교통 종사자는 승객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착용케 하거나 미착용 시 탑승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스크 착용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기사들이 승객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비일비재합니다.
지난달 18일 서울에선 마스크를 안 쓴 한 50대 남성이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시민을 폭행하고 버스 기사의 목을 물어뜯기까지 했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에게 “마스크 착용이 승객 안전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이후 마스크 시비로 운전자를 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건 처음입니다.
경찰은 마스크 미착용자가 대중교통 운행을 방해할 경우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비슷한 사건은 전국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달 27일엔 부산의 한 60대 남성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라고 권하는 지하철 보안관에게 욕설을 내뱉고 주먹을 휘둘러 경찰에 입건됐으며, 지난달 30일엔 서울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며 운행을 방해하고 버스 운전기사를 폭행하는 등 하루가 멀다하고 사건이발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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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이후 미착용 등 관련 신고 건수는 1184건에 달합니다. 서울에서만 241건의 신고가 들어왔고, 이중 폭행이나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입건된 건 40여 건에 달합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달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은 통계를 발표하며 대중교통 탑승 시 마스크를 꼭 착용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마스크 착용을 통해 대규모 전파를 막은 사례가 여럿 발견됐다. 마스크 착용은 가장 쉽고 확실한 방역수단”이라며 “대중교통이나 다중이용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다시 한 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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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방침에 따라 ‘마스크를 써달라’고 했을 뿐인데 폭행 위험에 노출된 운전기사들은 현실적으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의 탑승을 막기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버스 기사 신철희 씨는 지난달 29일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이) 버스 문을 닫으려고 할 때 뛰어들어온 뒤 뒤에 가서 앉아버린다. 우리가 제재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버스 기사 양흥만 씨는 “차를 세운 뒤 운전석에서 그분(마스크 미착용 승객)한테 가는 도중에, 그분이 저한테 갑자기 달려오더니 사정없이 저를 밀어버리더라”고 말했습니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자신과 모두의 안전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선진 시민의식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아울러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마스크 착용을 권유하는 대중교통 운전기사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하는 제도적 보완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