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하던 서울 강남구 수서동 ‘로즈데일 빌딩’도 지난 10일 인트러스투자운용에 최종 매각됐다. 3.3㎡당 매매가 1121만원에 총액은 1880억원 규모다. 국민연금이 투자해 유명해진 이 건물은 구분소유(한 동의 건물을 둘 이상의 건물부분으로 구분해 보유하는 방식) 관계로 매각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다 최종 매각협상이 마무리됐다.
최근 서울 도심의 덩치 큰 오피스 빌딩 거래가 하나 둘 이뤄지면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도심권과 여의도권을 중심으로 작년 하반기 시장에 나온 매물 거래가 진행중이고, 지난 1분기 새로 등장한 매물 일부도 매수자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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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권에서는 NH투자증권빌딩과 여의도 파이낸스타워의 매각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6일 마스턴투자운용이 NH투자증권 여의도 사옥 매각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의도는 공급 과잉에 따른 공실 리스크가 크지만 향후 자산가치가 높다고 평가 받기 때문에 두 빌딩은 작년 권역 내 3.3㎡당 평균거래가인 1600만원선을 상회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글로벌 공유 오피스 ‘위워크’가 입주한 종로구 공평동 ‘종로타워’는 3.3㎡ 당 매매가 2800만원 수준에 거래 협의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분기 종로구 중학동 ‘더케이트윈타워’가 기록했던 구 내 최고가(3.3㎡당 2810만원)을 경신할지 주목된다.
지난해부터 국내 오피스 빌딩 시장은 대형 물건의 가치가 점차 높아지면서 아시아권에서도 손 꼽히는 수준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 리서치 기업 RCA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거래가 이뤄진 종로구 공평동 ‘센트로폴리스’(4위·1조1221억원), 서초구 서초동 ‘삼성물산 서초사옥’(7위·7484억원), 종로구 중학동 ‘더케이트윈타워’(9위·7132억원) 등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 개별 부동산 거래규모 상위 10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부동산 서비스 기업 세빌스코리아 관계자는 “작년 서울 오피스 시장은 주목받는 매물이 많아 세계 각국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는데 한국 투자자들까지 적극 참여하면서 프라임 오피스 거래가격의 경우 3.3㎡당 3000만원의 벽을 깼다”며 “작년 한 해 서울 오피스 총거래 금액이 역대 최고치인 약 11조6000억원이었는데 올해 이를 또 깰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작년 크게 상승한 오피스 빌딩 가격 부담에 따라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고 거시 경기가 둔화하는 등 리스크가 상존해 오피스 투자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진원창 쿠시먼웨이크필드코리아 팀장은 “현재 매각 진행 중인 물건들 중 규모가 큰 것 몇 건만 2분기 중에 마무리돼도 서울 오피스 시장은 더욱 달아오를 것”이라며 “시중 풍부한 유동자금이 고수익률을 담보해주는 대체투자처로서 서울 및 분당권역의 대형 오피스 빌딩을 여전히 눈여겨 보고 있다”고 봤다. 진 팀장은 “그러나 가격이 급격하게 높아져 투자수익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시장이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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