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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더 오를까?…미국이 얻을 수 있는 이익 두가지

김정현 기자I 2019.01.28 00:10:00

므누신 “환율은 미·중간 협상주제…논의될 것”
고위급 협상 앞두고 美 발언에…위안화 급등
미국 대중 무역적자 및 중국 관세장벽 완화
위안화 추가 절상 가능…원화 가치도 상승 압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주석. 사진=AFP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환율은 언제나 (미·중 간) 논의주제였으며 (협상) 목록에도 있습니다. 환율은 중요한 문제이며 계속 논의될 것입니다.” (24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미·중 고위급 회담이 사흘 뒤로 다가온 가운데, 원화를 비롯한 주요국 통화 가치에 미칠 영향이 관심이 쏠린다. 특히 미국이 중국 위안화 가치 변동과 관련해 예민한 반응을 내놓고 있어 특히 달러·위안 환율 변동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중 협상 내용에 따라 달러·위안 환율이 추가 하락할 경우 원·달러 환율도 하락 압력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전거래일인 지난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7.30원 하락한(원화 가치 상승) 1121.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1120.10원) 이후 7거래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위안 환율에 영향을 받았다. 25일 달러·위안 환율은 장 마감께 전일 대비 0.3% 하락한(위안화 가치 상승) 달러당 6.7778위안에 거래됐다. 달러·위안 환율 역시 원·달러 환율처럼 7거래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달러·위안 환율의 움직임을 추종하는 경향이 짙다.

시장은 이번주 달러·위안 환율과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달러·위안 환율을 낮추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달러·위안 환율은 중국 당국이 인위적으로 조정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달러·위안 환율은 서울외환시장이 마감한 뒤에도 하락을 멈추지 않았다. 주말 사이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달러당 6.7529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7월 18일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30~31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므누신 장관이 위안화 환율과 관련된 발언까지 내놓자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절상하도록 의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확산하고 있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달러·위안 환율은 중국 당국이 틀어쥐고 있다”며 “중국 당국은 미·중 무역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달러·위안 환율을 미리 하락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에 불만을 제기한 ‘대중(對中) 무역적자’는 달러·위안 환율 변동만으로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

달러·위안 환율이 하락(위안화 가치 상승)하면 미국은 이중으로 이득을 얻는다. 미국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의 효력은 약화된다.

반면 중국산 제품이 미국 국경을 넘기가 더 힘들어진다. 달러·위안 환율이 하락하게 되면 미국의 관세 장벽은 더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서다.

미·중 무역전쟁의 타격을 더 크게 받은 것이 중국인만큼, 중국 당국은 무역협상 타결이 절실하다. 이 때문에 이번주 달러·위안 환율 하락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달러·위안 환율이 크게 내릴 경우 중국 기업이 휘청일 수 있는 만큼 소폭 하락에 그칠 것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원·달러 환율도 달러·위안 환율 동향을 주시하며 소폭 하락할 수 있어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중국 당국이 달러·위안 환율과 관련해 긴장감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미·중 고위급 회담 개최 직전까지는 달러·위안 환율와 원·달러 환율이 하락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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