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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유망기업]④뷰노, 국내 첫 AI 의료기기…"AI로 인류건강 기여"

김지섭 기자I 2018.08.20 01:00:00

이예하 뷰노 대표 "AI 의료 분야서 긍정적인 가치 창출"
AI 기반 의료기기 ''뷰노메드 본에이지'' 국내 최초 허가
AI로 골연령 진단, 의료진 돕고 속도·정확도 높여
딥러닝 엔진 ''뷰노넷'' 기반 질병 예측·진단 서비스 개발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인공지능(AI)을 의료 분야에 접목한 것은 데이터에서 특정한 패턴을 찾아 분석하는 AI의 강점을 살려 특별한 가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상에서 자칫 의사들이 놓칠 수 있는 병변을 찾거나 위험 징후를 발견하는 방식으로 인류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17일 서울시 서초구 뷰노(VUNO) 본사에서 만난 이 회사 이예하 대표는 AI를 접목한 의료기기의 가치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뷰노는 머신러닝(기계학습)의 일종인 ‘딥러닝’을 의료 빅데이터에 접목해 더욱 효율적인 질병의 진단·분석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데 주력한다.

이예하 대표를 비롯한 김현준 전략총괄이사(CSO), 정규환 최고기술경영자(CTO) 등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출신 3명은 파급력이 큰 AI 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펼치겠다는 포부로 지난 2014년 뷰노를 창업했다. AI를 적용할 수 있는 여러 분야 중 의료 분야를 선택한 것은 병원에 존재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활용하면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뷰노가 만드는 AI 의료 서비스는 의사들이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이 대표는 “AI가 의사를 대체한다는 것은 너무 성급한 말인 것 같다”며 “의사들을 대체한다기 보다는 효율적인 진료가 가능하도록 보조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뷰노가 개발한 ‘뷰노메드 본에이지’도 AI가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해 환자의 뼈 나이를 제시하면, 의사가 성조숙증이나 저성장을 진단하는데 도움을 주는 의료영상분석장치 소프트웨어다. 자체 딥러닝 엔진 ‘뷰노넷’을 기반으로 개발한 뷰노메드 본에이지는 지난 5월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최초 AI 기술을 적용한 의료기기로 허가받으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의사들은 환자의 왼쪽 손 엑스레이 영상을 남자 31개, 여자 27개 구간으로 구분해 만든 참조표준영상(GP)과 일일이 비교하면서 뼈 나이를 판독했지만, 뷰노메드 본에이지는 이를 자동화했다. 뷰노에 따르면 판독속도는 숙련자의 경우 20%, 비숙련자의 경우 40%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판독 정확도 또한 약 10% 높아진다. 또 딥러닝 기능을 통해 AI가 스스로 학습하면서 영상자료가 업데이트 될 때마다 의사와의 오차를 좁힐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대표는 “뷰노메드 본에이지는 AI와 인간의 협업을 통해 속도와 정확도를 모두 높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며 “앞으로 우리가 개발할 대부분 제품들도 이처럼 의사를 도와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게끔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AI 의료기기를 국내에서 처음 허가받은 만큼 뷰노는 시장을 개척해가는 위치에 있다. 뷰노메드 본에이지를 허가 받을 때도 AI 기반 의료진단 프로그램에 대한 허가 가이드라인이 없어 식약처와 함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가는 작업부터 했다.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식약처가 만든 ‘AI 의료기기 인허가 가이드라인’을 통해 뷰노메드 본에이지가 빛을 보게됐다.

그는 “연구단계에 있는 것을 최초로 허가받아 상용화 단계까지 끌어올린 경험이 뷰노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처음으로 길을 만들어왔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다보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뷰노는 의료 현장에서 AI 기반 의료기기가 생소한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자체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고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적극 대응하며 경험을 쌓고 있다. 그는 “많은 헬스케어 제품이 실패한 이유는 근거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효율성을 입증하는 측면에서 접근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뷰노메드 본에이지는 해외 진출을 위해 유럽인증(CE)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등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은 국내에서 사례를 늘려가며 근거 기반을 튼튼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뷰노는 AI를 활용한 영상 분석 시스템 ‘뷰노메드’를 기반으로 △안저(망막 등) △폐암 △심정지 등에 대한 진단과 조기 예측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안저검사의 경우 녹내장, 백내장, 당뇨병성 망막병증 등의 질환 진단에 활용할 수 있고, 조기 폐암이나 심정지를 조기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발은 완료 단계이며 현재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AI 기반 의료용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를 이대목동병원에서 상용화했다. 기존 음성인식 변환 프로그램과 달리 AI 학습을 통해 높은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녹음파일을 자동으로 문서화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달에는 세종병원 및 필립스코리아와 생체신호로 질병을 예측하기 위한 연구·개발 계약을 맺었다.

이처럼 개발 영역을 넓히고 다양한 사업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이 대표는 “기업공개는 아직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AI 의료기기 활용이 많아지고 매출이 안정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하면 향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현재는 의료 분야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병원과 임상 현장에서 근거를 쌓아온 것을 바탕으로 헬스케어 분야로 넘어갈 것”이라며 “의료 AI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리고, 건강한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19일 서울 서초구 본사의 뷰노 로고 앞에서 이예하 뷰노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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