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수 한국알테어 대표는 2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CAE를 통한 제조혁명은 이제부터”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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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수 한국알테어 대표는 한국판 짐 스캐파다. 현대·기아자동차에 근무하던 그는 2001년 동료 2명과 함께 알테어의 한국 지사 한국알테어를 세웠고 2010년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다.
한국알테어는 설립 첫해 매출이 15억원이었으나 지난해 매출 140억원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2008년 말 미국 금융위기 때 일시적으로 순이익이 줄었을 뿐 매년 10~20%씩 성장했다. 3명이던 직원 수도 60명까지 늘었다. 특히 최근 2~3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먼저 주력 사업인 CAE에 대해서 소개해 달라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제품을 설계, 제조, 시험하는 기술입니다. 세부적으로는 CAE보다 대중적인 CAD(Design, 디자인)와 CAT(Test, 시험), CAM(Manufacturing, 제조)이 있고 CAE는 이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죠. 이 모든 걸 합쳐 CAx라고도 합니다.
이미 우주항공·선박·자동차·전자 등 대부분 제조업 분야에서 CAE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요. 사실 세계 최초의 컴퓨터 애니악을 이용해서 한 것도 CAE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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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E는 앞으로 더 널리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동차 분야만 봐도 전기차나 자율주행자동차 같은 새로운 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어요. CAE를 이용한 시뮬레이션이 없으면 더더욱 예측하기 어려운 사회가 되고 있죠.
-경쟁사 대비 알테어만의 강점은(CAE 분야에선 엔시스, MSC, 다쏘시스템 같은 회사가 있다)
△알테어는 창업주가 자동차 회사로부터 나온 파생 팀인 만큼 자동차 분야에서는 독보적입니다. 나사나 보잉사 등 항공·우주 분야에서도 1위이고요. 국내에서도 비슷합니다. 현대·기아차와 한국GM 등 완성차는 물론 현대모비스나 위아 같은 부품사와 타이어 회사도 우리 고객사입니다.
기술과 교육에 대한 지원도 대폭 강화하고 있습니다. 직원 수도 업계 최대입니다.
이와 함께 최근 들어선 전기·전자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모든 제품이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로 연결되는 세상이 오는 만큼 전자파에 대한 CAE가 주목받고 있거든요.
-알테어의 제품군을 소개해 달라
△CAE 분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인 ‘하이퍼웍스’가 있고 최근 하이퍼웍스 기능 대부분을 갖췄지만 사용방법은 훨씬 쉬운 ‘인스파이어’가 있습니다.
단순히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 결과를 해석하고 제품을 디자인하는 기술 용역 업무도 합니다. 우리 직원 상당수가 석·박사급 CAE 전문가인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 밖에 슈퍼 컴퓨팅에 쓰이는 PBS도 있습니다. 올해 기상청 4호기에 납품하는 PBS처럼 수만 개의 컴퓨터의 업무를 최적화하는 기술입니다. 기상청 외에도 전산원(KISTI) 같은 기관이나 현대·기아차 같은 대기업도 사용하죠.
-학생을 대상으로 CAE 교육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유는 (한국알테어는 판교·대전·부산 3곳 캠퍼스(지사)에서 업계에선 유일하게 연중 교육을 펼치고 있다. 8년째 대학생 경진대회도 연다. 지난해부터는 유명 교수를 초빙해 CAE의 기반 이론인 유한요소법(FEM) 강의도 시작했다.)
△CAE 대중화를 위한 것입니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쉬운 CAE’가 앞으로의 발전 방향이 될 거예요.
대표적인 게 인스파이어란 제품입니다. 하이퍼웍스가 포토샵이라면 인스파이어는 포토샵 기능을 모두 갖춘 그림판이라고나 할까요. 하이퍼웍스 교육 기간은 3일, 인스파이어는 반나절입니다. 그만큼 쉽고 간단하죠.
인스파이어가 보급되면 상대적으로 CAE 인력이 적은 1~2차 협력사에서도 CAE를 이용한 혁신을 이룰 수 있습니다.
대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기업 제품 개발부문은 보통 설계팀과 해석(CAE)팀으로 나뉘어 설계팀이 해석팀에 해석을 의뢰하는 방식인데, 쉬운 프로그램이 도입되면 설계팀도 일정 부문은 자체적으로 해석할 수 있죠. 또 해석팀은 좀 더 진보한 기술에 집중하고요. 이런 과정에서 제품 개발 혁신과 기술 진보가 이뤄지는 거죠.
2011년부터는 CAE 블로그를 통해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용자의 호응이 좋습니다.
-왜 창업을 생각하게 됐나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기아차 연구부 CAE 업무를 하던 중 1998년 회사가 IMF 외환위기 여파로 정리됐고 이듬해 현대차에 인수됐죠.
이 와중에 많은 1세대 CAE 인력이 외국 회사 취업을 모색했습니다. 저도 미국 알테어 본사로 가려고 했죠. 그런데 알테어가 한국 지사에서 일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해서 이곳에 남게 됐죠.
당시 CAE를 이용해 자동차를 잘 만들어 보고 싶은 사람은 자동차 회사에 남고 CAE 자체를 재밌어 한 사람은 떠났죠. 전 후자로서 ‘CAE를 국내 시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 보자’고 마음먹었죠.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 해야 할 분야는 많습니다. CAE는 앞으로 더 가볍고 고성능 제품을 만드는 필수적인 기반 기술로 발전해야 합니다. 그러러면 이용자도 많아져야 하고요. 제조 강국 일본과 비교하면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참고로 산업 현장에서는 CAE 인력을 더 많이 필요로 합니다. CAE를 공부한 기계공학 전공자는 졸업하는 대로 뽑아 갑니다. 현대·기아차도 우리가 열고 있는 콘테스트 수상자는 우대하고 있습니다.
항공 분야에서의 성장 가능성도 큽니다. 우주선이나 항공기는 자동차와 달리 실제로 많은 테스트를 할 수 없거든요. 대부분의 테스트가 시뮬레이션이죠. 우리나라는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좋은 기회가 생기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3D 프린팅 기술은 CAE와 맞물려 제조 혁명을 일으킬 겁니다. CAE로 설계하고 시뮬레이션한 제품을 3D 프린팅으로 만들게 되면 과거 제조업의 상징이었던 컨베이어 벨트는 사라지게 되는 거죠.
◇문성수 한국알테어 대표=1969년생. 홍익대 기계공학과와 동 대학원 졸업 후 현대·기아자동차 연구부에서 CAE 업무를 하던 중 2001년 한국알테어를 설립 멤버에 참여했다. 2010년부터 한국알테어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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