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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승기-下] `아슬란` 새내기 전무님의 선택 받으려면..

조영훈 기자I 2014.12.14 03:00:34
[조영훈 부국장 겸 산업부장] [데스크시승기-上] 새내기 전무님이 기다리는 ‘아슬란’에서 계속됩니다.

◇ 아슬란 디자인이 호불호가 명확한 이유

이제 아슬란의 소비자가 누구인지 규정을 했으니 디자인으로 넘어가보자. 아슬란은 출시 초기에 그랜저와 신형쏘나타, 제네시스를 절묘하게 섞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벤츠를 보자. 벤츠는 2014년 유선형을 강조한 신형 S클래스에 이어 C클래스도 유선형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모델변경을 앞둔 E클래스는 여전히 선형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했다.

볼보도 마찬가지다. 패밀리룩을 유지하면서도 모델별로 변화를 통하면서도 나름의 디자인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 플래그십 S80은 여전히 선형을 강조하지만 중형라인 S60은 선형과 유선형을 절묘하게 조화해 모던한 느낌을 강조했다. 하지만 누가봐도 패밀리룩이다.

아슬란의 전면 모습. 한층 넓어진 라디에이터그릴로 인해 남성적인 육중함을 이끌어내고 있다.
재규어는 이안 칼럼이 디자인에 나서면서 신형에서는 유선형과 선형을 절묘하게 조화하는 디자인과 함께 패밀리룩을 완성해가고 있다. XF와 XJR의 전혀 다른 느낌에도 나타나는 패밀리 감성이 그러하다.

신형 제네시스가 어쩌면 아우디 A7과 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대형세단의 품위를 지켜냈던 것처럼 중대형 시장에서 지나치게 근육질이 강조된 그랜져에 지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정통 세단형에 가까운 아슬란이 더 편안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같은 사실은 그랜저의 소비층이 점점 젊어지고 있다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오히려 유아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운전자들이 더 넓은 좌석과 트렁크에 매료되고, 이들이 SUV에 열광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중후함을 원하는 고객들이 찾을 수 있는 대안이 적었다는 점에서 직선미를 강조한 아슬란의 소비층은 더욱 분명해 보인다.

이 차가 디자인 컨셉이 나쁘지 않다는 느끼는 것은 전면 라디에타그릴이 더 커지고 시원해졌다는 점에서 명확해진다. 확실히 그랜저보다는 더 중후한 맛이 있다. 다만 뒷태가 유약해보이는 점은 단점이라기보다는 요즘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로 보고 싶다.

아슬란(왼쪽)과 그랜저는 닮은 듯 다르며 다른 듯 닮은 모습을 하고 있다.
◇ 전무님 선호도를 높이려면 ‘뒷좌석’ 사양을 높여야

전무급 차량으로 3300cc 최고급 사양이 적절하다. 하지만 부족한 점이 눈에 띈다. 뒷유리에 자동블라인드커튼을 달아준 점은 좋지만 뒷자석 상석에 앉아보면 정말 ‘그랜저 판박이’이다. 사이드암의 버튼, 뒷좌석 송풍구까지 똑같다.

운전기사가 있는 전무님이라면 뒷자리에서 실내온도와 열선, 송풍 등 모든 편의장치를 콘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함께 에어컨과 히터를 좀더 효율적으로 뒷자리로 보낼 수 있는 별도의 송풍구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트림별로 최고급형과 보급형의 옵션이 엔진 사양 외에 차별화될 필요성은 있다. 아우디는 기본형에는 유광, 다이나믹에는 무광 우드, 프리스티지에는 전혀 다른 원목색의 우드를 사용해 트림별 차이를 둔다. 그랜저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우드그레인을 무광 원목재질로 변경하는 것은 검토해볼만하다.

이와함께 최고급 사양에서 소프트도어록 장치 같은 것도 설치해볼 필요는 있다.

고급형 사양으로 무장한 아슬란의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헤드업드스플레이, 널직한 뒷자석의 퀼팅 시트.
국내 대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표이사 차량이 에쿠스라면 중소기업 CEO들이 가장 선호하는 차량은 제네시스다. 그러다보니 부사장, 전무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세그먼트가 없었던 것도 맞다.

체어맨이 벤츠엔진을 달고 2000년에 출시돼 지금까지 장수하는 이유는 기업의 ‘2인자’가 탈 수 있는 차량이 의외로 없다는 이유도 작용했다. 가격면에서나 사양면에서 체어맨만한 차량을 찾기가 쉽지 않아 부회장이나 부사장 등 이른바 ‘vice’들이 선호하는 차량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아슬란이 이같은 ‘2인자’를 공략하기위해 조금더 세련되게 조율된다면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틈새를 메워줄 ‘신선한 트림’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번 시승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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