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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왈가왈부] 기재부 남대문출장소로 전락한 한은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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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현 기자I 2014.10.16 00:18:17

10년전보다 못한 굴욕 ‘역사의 굴레’..마지막 자존심 지켜질지도 의문

[이데일리 김남현 기자]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그 역사는 굴레가 된다는 말이 있다. 불행했던 과거와 똑같은 일을 반복해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늘의 금리인하를 보면 10년전을 연상시킨다(▷[채권왈가왈부] 최경환vs이주열..이헌재vs박승 데자뷰?, 2014년 9월27일자, 최경환-이주열 금리인하대립, 10년전 이헌재vs박승 데자뷰?, 2014년 9월28일자 기사참조). 아니 오히려 10년전보다 더 후퇴한 모습이다.

굴레가 된 역사

2004년 8월과 11월 한은은 기준금리를 각각 25bp씩 인하한 바 있다. 3.75%던 기준금리가 3.25%로 떨어지며 당시로서는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금리수준은 다음해인 2005년 10월 25bp 인상전까지 이어졌다.

<출처> 한국은행
이같은 금리인하는 경기부양을 이유로 당시 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이 박승 총재를 압박했기 때문이다. 박 총재는 그해 10월 “채권시장은 과열됐다”는 직설화법을 써가며 추가 금리인하에 반발했지만 끝내 막진 못했다.

하지만 한은은 끝까지 추가인하에 반대하며 경제정책당국으로서의 자존심까지 내팽개치지는 않았다. 당시 부총재였던 이성태 전 한은총재가 집행부로서는 처음으로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박 전 총재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 전 총재로 추정되는 금통위원 역시 마지막에 소수의견을 내진 않았지만 금통위 의사록에 ‘콜금리 목표를 인하한다면 실질 장기시장금리의 마이너스 상태 지속으로 인한 금융자본의 실물자본으로의 이동 등과 같은 금융시장의 왜곡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는 점, 금리인하의 소비, 투자 등 실물경제에 대한 부양효과가 매우 제한적인 상황인 점 등 정책금리 인하의 비용 및 편익을 고려할 때 지금은 편익보다 비용이 더 큰 상태로 판단되므로 이번에는 정책금리를 인하하기 보다는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는 의사를 표명’한다고 남겼다.

반면 이번 금통위에서는 소수의견이 한명이다. 지난 8월 금리인하시 유일하게 동결 소수의견을 냈던 문우식 위원이 또 소수의견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통 한은맨이며 통화정책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으며 화려하게 금의환향했던 이주열 총재도 장병화 부총재도 금리인하에 손을 들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8월도 마찬가지다.

이 총재는 물론 한은은 그간 금리인하에 부정적인 분위기였다. 임계치에 와 있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우려를 해왔고, 금리인하를 하더라도 예금이 더 많은 가계는 오히려 손해라는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금리인하를 해도 부동산값이 크게 오를 개연성이 낮다고도 밝혀왔었다. 부동산값을 어떻게든 띄우고자 하는 정부와 금리인하를 해놓고도 딴소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엔저 등 문제가 불거졌을때도 금리로 환율을 대응키 어렵다고 밝혀온 바 있다. 다만 최근엔 달러강세로 상황이 180도 역전되면서 오히려 자금유출이 우려되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이 총재와 장 부총재는 최소한 이같은 의중을 금통위에서 표출했어야 옳았다는 생각이다.

커뮤니케이션에도 실패

이 총재가 올 4월 취임전부터 강조해 온 것은 시장과의 소통이다. 다만 이달 금통위에서는 그 소통에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금리인하에 대해 떠밀린 인하라는 비판이 쏟아질때도 이 총재는 직전달 “경기의 하방리스크가 크다”며 신호를 보냈다고 역설한 바 있다. 반면 최근들어 이 총재는 부쩍 경기부양에 금리인하로는 한계가 있다며 구조조정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지난달 국회 포럼을 시작으로 지난달 경제전문가들을 초청한 경제동향간담회, 이달 7일 한은 국정감사, 지난주말 미국 워싱턴에서 이같은 언급을 반복하며 톤을 높였다. 더 나아가 “한은 독립성에는 정부 협조가 필요하다. 상대방 기관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한다”며 최 부총리를 향해 불쾌한 심정을 들어내기도 했다.

막상 뚜껑을 여니 다른 결과였지만 이같은 언급이 이어지면서 이달 금리인하로 급격히 쏠렸던 전망이 상당부문 되돌려지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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