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카톡 주식거래 '보안' 믿을 수 있나

논설 위원I 2014.08.18 06:00:00
카카오톡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시대가 됐다. 키움증권은 오늘부터 카카오톡에 연계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식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주식거래(ST)를 결합한 국내 최초의 ‘소셜거래서비스’(STS)다. 미래에셋증권과 동양증권도 조만간 STS 대열에 합류한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회식 후 대표자 한 사람이 전체 밥값을 계산하고 나면 나머지 참석자들이 자기 몫의 밥값을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대표자에게 송금하는 풍경이 보편화돼 있다. 은행 사이트를 거치지 않고 SNS에 연결된 개인간 돈거래 서비스 시스템을 이용해 송금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동창회비를 내고, 물건 구입 후 대금을 결제하며, 부모가 자녀에게 용돈을 보낸다.

국내에서도 이제 다음 달이면 카카오를 필두로 메신저, 검색엔진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지급결제를 비롯해 신용대출, 투자 등 전통적인 금융영역에 줄줄이 진입할 예정이다. 카카오가 다음 달 선보일 모바일 지갑서비스 ‘뱅크 월렛’은 미국의 구글과 이베이, 중국의 알리바바를 모태로 한다. 구글의 경우 메일 계정만 개설하면 일종의 가상결제시스템인 ‘구글지갑’을 이용해 이메일 주소만으로 송금을 하도록 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이베이에서도 상품 구입 후 바로 자사 결제 대행업체인 페이팔에 연결돼 결제가 이뤄진다. 알리바바는 지난 3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최초 민영은행의 시범 사업자로 선정됐을 정도로 발 빠르게 금융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 중인데, 거래하는 사업자들에게 소액대출을 하고 온라인 전용 머니마켓펀드(MMF) 상품을 출시해 중국 최다 MMF 판매사의 위치로 우뚝 섰다.

금융업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국내 IT기업들의 금융업 진출은 무엇보다 완벽한 보안이 뒷받침돼야만 제자리를 잡을 수 있다. 은행 모바일뱅킹 거래액이 전체 인터넷뱅킹의 4.5%에 불과하고, 모바일뱅킹 유형 가운데 단순 조회가 91%라는 사실은 은행 모바일뱅킹에 대한 이용자들의 보안 우려를 잘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비(非)은행 지급결제 서비스가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완벽한 보안으로 이용자들을 안심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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