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씨티은행 본사 이전 추진... 분위기 쇄신용?

김동욱 기자I 2014.07.28 06:00:00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상반기 본점으로 사용하고 있는 서울 중구 다동 사옥을 시장에 내놨다.

연내 본사 건물을 팔고 현재 다동 사옥과 신문로 빌딩(구 씨티은행 건물) 두 곳에 흩어져 있는 직원들을 한데 모을 계획이다. 이 때문에 씨티은행은 요즘 새로 임차해 들어갈 사옥을 찾느라 상당히 분주하다. 씨티은행은 연내 사옥이 매각되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에 새둥지를 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선 씨티은행의 사옥 이전에 대해 상반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여러 비용을 대려면 사옥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씨티은행은 올 상반기 전체 점포 190개 중 약 30%에 달하는 56개 지점을 폐쇄했다. 은행 지점을 찾는 고객이 감소하는 만큼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특히 씨티은행은 올해 점포를 대폭 줄이는 과정에서 구조조정에 따른 노조의 반발을 우려해 희망퇴직하는 직원에게 퇴직금과는 별도로 5년 치 연봉을 추가로 얹어주기로 했다. 사측이 나름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면서 올해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인원이 몰려 명예퇴직 직원만 650여명에 달한다. 씨티은행 입장에선 퇴직금을 정산하는 비용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은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본사 사옥을 정리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수익이 하향 곡선을 그리는 상황에서 굳이 본사를 두 곳으로 나눠 운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미국 씨티은행 본사도 사옥을 소유하고 있는 게 아니라 월세를 내고 임차해 들어가 있다”며 “효율성 측면에서 굳이 사옥을 소유할 필요가 없다는 게 미국 본사의 입장인 만큼 시너지 효과를 위해 본사 두 곳을 하나로 합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사옥 이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씨티은행 본점 2곳에 일하는 직원만 15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서울 시내에 이만한 인원을 수용할 만한 프라임급 빌딩은 여의도 IFC빌딩(국제금융센터), 전경련 회관, 올 하반기 준공을 앞둔 광화도 KT올레플렉스 등 정도다.

오피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경기가 꺾여 씨티은행 사옥처럼 대형 오피스는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단 빌딩주인 입장에선 씨티은행 본점이 들어온다는 상징성 때문에 렌트프리(일정기간 무상임대) 조건을 좋게 제시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