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美경제전망 급변할 경우 테이퍼링 재고"(종합)

김혜미 기자I 2014.02.28 05:27:35

27일 미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
"경제지표, 날씨 영향 정확히 판단 어려워"
"제로금리 유지..비트코인 감독권한 없다"

[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국 경제성장이 약세를 지속할 경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현재는 테이퍼링 속도를 유지할 것임을 강조했다.

옐런 의장은 27일(현지시간) 오전 미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자산 매입은 정해진 절차대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므로 경제 전망에 큰 변화가 있다면 재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현 시점에서 속단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는 지난 11일 미 하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이어 두번째 열린 것으로, 당초 13일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폭설로 인해 연기됐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채권매입 규모를 월 100억달러 축소하는 내용의 테이퍼링을 처음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도 채권매입 규모를 추가 100억달러 줄어든 월 650억달러로 축소했다. 연준 관계자들은 예상대로 경제가 회복될 경우 계속해서 채권매입 규모를 줄일 것임을 시사해왔다.

그러나 최근 경제지표가 약세를 거듭하면서 연준 관계자들 사이에선 서서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13일 이후 발표된 1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은 각각 0.4%와 0.3% 감소했으며 주택지표도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옐런 의장은 이에 대해 날씨가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는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지표들이 예상한 것보다 지출이 더 약하다는 걸 나타내고 있다”며 “이는 부분적으로는 날씨 영향을 받았을 수 있지만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를 인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옐런 의장은 현재의 테이퍼링 속도를 유지하는 한편 제로(0~0.25%) 수준의 초저금리 기조도 지속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실업률이 6.5% 이상으로 유지되고 인플레이션 전망이 2.5%를 초과하지 않는 한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제 안내(포워드 가이던스)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실업률이 고용시장 상태를 판단할 충분한 통계는 아니며 광범위한 지표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위원회의 많은 위원들이 이를 강조해왔으며 나 역시 그에 동의한다. (가이던스는) 질적인 안내(qualitative guidance)의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일부 의원들은 현재 4조달러를 넘어선 연준의 대차대조표와 관련해 우려를 나타냈지만 옐런 의장은 크게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채권 매입을 통한 시중자금 유입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일단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하면 금융시장 거품이 부풀어오르거나 인플레이션이 급등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옐런 의장은 연준이 긴축 통화정책을 위한 수단들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강력 추진 중인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서는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고용에는 약간의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이는 최근 미 의회예산국(CBO)이 발표한 보고서 내용을 지지한 것이다. CBO는 앞서 최저임금 인상이 90만명을 빈곤에서 구제할 수 있지만 50만명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편 옐런 의장은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대해선 “연준은 비트코인을 감독하거나 규제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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