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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은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의 업종이었다. 만드는 사람도 주 소비층도 남성이 주류였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세계 2위의 자동차 회사인 미국 GM이 지난해 말 새 최고경영자(CEO)로 여성인 메리 바라(Mary Barra)를 선임한 것은 상징적이다. 국내에서도 여성이 차종 선택의 ‘최종 결정권’을 갖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일이다.
현대차그룹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여전히 임원 대다수는 남자지만 어느덧 여성 임원도 6명으로 늘었다. 최명화 상무도 이중 하나다. 그는 글로벌 컨설팅기업 매킨지와 LG전자, 두산그룹을 거쳐 지난 2012년 8월 현대차의 유일한 여성 임원이 됐다. 특이한 건 그룹 내 6명의 여성 임원 중 5명이 모두 마케팅 부문이라는 점이다. 최 상무는 “마케팅에서는 작은 것에 관심을 두는 세심함과 이를 토대로 새로운 해석을 내놓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면에서 여성에게 마케팅은 도전해볼 만한 분야”라고 말했다.
그도 사람 관찰을 즐기는 편이다. 가전회사 마케팅 업무를 하던 때는 인도의 채식주의자에 착안해 야채 칸을 특화한 인도향 냉장고 아이디어를 내 실제 히트시킨 적이 있다. 그는 “시장과 소비자를 이해하는 건 늘 흥미로운 주제”라며 “마케팅은 정해진 답이 없고 늘 변화해야 해서 어렵기도 하지만 그게 재미있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최 상무는 마케팅 중에서도 자동차 분야를 으뜸으로 꼽았다. 그는 “자동차는 최고의 고관여 제품(High-involvement Product;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이 큰 고가의 제품)”이라며 “자아가 관여한 복잡한 의사 결정을 거치는 만큼 마케팅이 힘들고도 재밌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을 향하는 것, 집요하게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 일관성 있게 반복하는 것 등 기본적인 마케팅 접근은 같지만 타업종과 비교해 산업이 훨씬 복잡하다는 게 다르다”며 “주요 경쟁사가 20개가 넘고 제품의 기술적 복잡도도 상상을 초월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최근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현대차가 2011년 내세운 ‘모던 프리미엄(Modern Premium)’의 가치와 이를 고스란히 담은 신차 신형 제네시스를 알리는 일이다. 그는 “신형 제네시스는 성능과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현대차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는 차”라며 “요샌 온통 이 생각뿐이다”라고 말했다.
최명화 상무는 후배에게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을 하지 않는 것도 훌륭한 삶의 방식이지만 일을 할 거라면 사명감을 갖고 완벽히 몰입하라”며 “일희일비하는 대신 멀리 보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버텨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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