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 시제품 제작부터 검사까지
"사장되는 연구성과 없다"..실용적인 연구에도 관심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기술을 지난해 6월 구입했고, 10월부터 본격 사업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본래 이 기술은 다른 기업이 구입해 개발하다 포기한 것인데, 이를 다른 방향으로 구상해 사업을 준비하고 있죠. 특히 이 곳에서는 시제품 제작에서부터 테스트까지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 같은 중소기업에는 아주 적합한 곳입니다.”
지난 7일 대전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에서 만난 입주기업 모브릭의 이영구 상무는 이같이 말했다. 모브릭은 스마트폰 같은 휴대용 전자제품에 탑재되는 배터리의 과충전이나 과방전을 막아주는 제어소자를 개발하는 곳으로, 지난해 12월 입주했다. 이 상무는 “올 연말까지 기존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뛰어난 소자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달 29일로 40주년을 맞는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최근 스타트업 기업과 중소기업의 도약대로 거듭나고 있다. 그동안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중심으로 한 과학기술 연구에 힘써왔지만, 이제는 여기서 개발된 기술을 탄탄한 기업 육성에 활용할 수 있는 세계적인 혁신 클러스터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 대덕연구개발특구 전경(미래창조과학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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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덕특구 내에서도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바로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 정부 출연금 355억 원과 민간 부담금 78억 원을 투입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부지 제공으로 설립된 이 곳은 지난 2011년 8월 문을 열었다. 2년여가 지난 지금, 이곳에서는 예비창업자들의 사업 준비에서부터 신생기업들의 제품 개발, 기존 중소기업들의 신제품 개발 등이 한창이다.
 | ETRI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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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대덕특구 내 위치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술을 이전받아 신제품 개발과 사업화까지 전단계를 모두 지원하고 있다. 1층에는 예비창업자들을 위한 공간과 시제품 생산을 위한 각종 설비가 갖춰져있다. 예비창업자공간은 기존에 입주했던 스타트업기업까지 하면 30여명이 거쳐 갔고, 시제품 생산 설비는 입주기업 외에 중소기업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 수많은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다.
특히 시제품 생산 설비의 경우 ‘다품종 소량생산’을 주로 하는 중소기업들이 다른 곳에서 하기 힘든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어 중소기업들에 호평을 받고 있다. 2층에는 각종 시험설비를 이용한 제품의 품질 테스트를 할 수 있고, 3층부터는 스타트업 기업이나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기존 중소기업들의 입주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달 말까지 1층 유휴공간에는 ‘창업공작소’도 설치된다.
 |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 내 시제품 제작 시설(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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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익 센터장은 “스타트업기업이나 중소기업에겐 센터 건물이 다른 건물에 비해 넓고 트인데다 생산설비가 갖춰져 있고 주변에 정부 출연연구소들이 몰려있어 해외 바이어들에게 신뢰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를 중심으로 정부 출연연구소도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생명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센터는 ‘신약개발’과 ‘질병진단 및 U-헬스’, ‘이미징·치료’ 등 3가지를 중심으로 암 조기진단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연구원들이 직접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해볼 수 있도록 3D프린터와 레이저 절삭기 등을 갖춘 ‘다빈치랩’을 설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