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지표호조에 반등..하반기 산뜻한 출발

이정훈 기자I 2013.07.02 05:04:08

뒷심은 다소 부족..다우지수 1만5000선 못지켜
소재-기술주 강세..`신제품 기대` 애플 3%대 급등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7월과 하반기 첫 거래일을 맞아 뉴욕증시가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유로존과 미국 제조업 지표 호조를 등에 업고 지수는 조정 하루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65.36포인트, 0.44% 뛴 1만4974.96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1만5000선을 넘었지만 막판 다소 뒷심 부족을 보였다. 나스닥지수도 31.24포인트, 0.92% 오른 3434.49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거래일보다 8.68포인트, 0.54% 상승한 1614.96을 기록했다.

개장전 발표된 일본의 2분기 단칸지수가 호조세를 보인데다 유로존과 영국의 6월중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수십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 시장심리를 살려냈다.

중국의 6월 제조업 PMI는 전망치를 밑돌았고 미국의 마킷 제조업 PMI도 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가며 지수 상승폭을 제한시켰지만, 미국의 6월 ISM 제조업 지표가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호조세를 보였고 건설지출도 두 달째 상승세를 보인 덕에 지수는 오름세를 유지했다.

대부분 업종들이 상승한 가운데 경기 방어주인 유틸리티주가 약세를 보인 반면 소재주와 기술주가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이었다.

최근 부진한 면모를 이어오던 애플이 일본에서 ‘아이와치’ 특허권을 신청했다는 기대감 속에 레이먼드 제임스가 투자의견을 ‘강력 매수’로 상향 조정한 것이 호재가 되며 주가가 3.20% 급등했다.

또 인터넷 라디오 공급업체인 판도라는 모건스탠리가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한 덕에 3% 가까이 올랐고, 소셜 게임업체인 징가 역시 최고경영자(CEO) 마크 핀커스가 물러나고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인 돈 매트릭이 영입될 것이라는 소식에 주가가 10.43% 급등했다.

또한 오닉스 파마큐티컬스는 암젠의 인수합병 제의를 거절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51% 이상 급등했지만, 암젠은 1.19% 하락하고 말았다. 반면 지난주 후반 부진한 실적을 공개했던 블랙베리는 다수 증권사들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하향 조정으로 인해 2% 가까이 하락했다.

◇ 美·유럽 제조업경기 살아난다..中만 둔화세

우려를 낳았던 미국 제조업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유럽쪽 제조업 경기까지 개선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회복세가 이를 상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날 전미 공급관리자협회(ISM)는 지난 6월중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5월의 49.0은 물론이고 시장 예상치인 50.5를 모두 웃돈 것이다. 특히 이는 경기가 확장이냐 위축이냐를 가르는 기준치인 50선을 한 달만에 다시 회복한 것으로, 제조업 경기가 확장세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줬다.

유럽에서도 제조업 경기는 호조세를 보였다. 마킷이 발표한 6월 유로존 제조업 PMI 최종치는 48.8을 기록했다. 5월의 48.3과 앞서 발표된 예비치인 47.8보다도 개선된 수준이다. 또 최근 16개월만에 최고치이기도 하다. 또한 영국의 6월중 제조업 PMI도 52.5를 기록했다. 이는 앞선 5월의 51.5는 넘어선 것은 물론이고 51.4였던 시장 전망치도 웃돈 것이다. 특히 이 지수는 경기 확장과 위축의 기준이 되는 50선을 상회함으로써 영국 제조업 경기가 확장세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시킨 것은 물론이고 지난 2011년 5월 이후 무려 2년 1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6월 제조업 PMI가 50.1로 전월 50.8에 비해 0.7 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다수 경제전문가 전망치에 부합한 수준이지만 최근 4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HSBC가 중국 400개 중소기업군을 대상으로 조사·발표한 제조업 PMI도 48.2로 전문가 전망치를 밑돌았다. 취홍빈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이 신용경색을 해결하기 위한 특별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수 개월간 성장둔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美 건설지출, 두달째 증가..공공부문도 늘어

미국의 지난 5월 건설지출이 두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민간 건설이 호조세를 이어간 가운데 공공부문 건설까지 증가하며 주택경기 회복세를 재확인시켜줬다.

이날 미 상무부는 지난 5월중 건설지출이 전월대비 0.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4월의 0.1% 증가보다 더 개선된 것이었다. 다만 시장에서 예상했던 0.6% 증가에는 다소 못미쳤다. 그러나 4월 증가율은 종전 0.4%에서 소폭 하향 조정됐다.

민간부문의 건설지출은 전월과 같은 수준에 정체됐다. 그러나 지출액 규모로는 지난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많았다. 또한 그동안 정부 재정지출 감축 여파로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이어오던 공공부문 지출은 1.8%나 증가했다. 특히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공공 건설지출액은 지난해 6월 이후 11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스캇 브라운 레이먼드제임스 앤 어소시에이츠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건설활동이 지속적으로 반등하면서 이는 더 강한 추세를 보일 것”이라며 “만약 고용 증가세도 더 확대될 경우 건설부문의 장기 성장세는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마크 모비우스 “美경제, 증시따라 회복 빨라진다”

미국 주식시장 반등을 통해 하반기 미국 경제의 회복세를 예견할 수 있다고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이 전망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가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뉴욕증시가 이미 아주 실질적인 회복세를 보여왔고 지금도 상승국면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하반기 미국 경제가 훨씬 더 좋아질 것이고, 연말까지 반등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신호”라고 밝혔다. 실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5월중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았고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13% 상승했다. 이는 8% 하락한 홍콩 항셍지수나 11% 떨어진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이머징마켓지수에 비해 훨씬 강한 수준이었다.

그는 “실업률이 아직 7%대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이를 볼 때 시장은 걱정의 벽을 타고 상승한 것이지만, 변동성이 높고 환경 변화는 매우 빠르다”고 지적했다. 다만 “앞으로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낙관하며 미국 경제 회복은 글로벌 경제 성장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모비우스 회장은 “펀드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며 “우리는 상장 기업들에서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부실모기지 판’ 씨티, 페니매이에 1.1조원 배상

10년 이상 부실한 모기지대출을 국책 모기지업체인 페니매이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는 씨티그룹이 9억6800만달러(1조1000억원)를 배상하기로 합의했다.

씨티그룹은 이날 지난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총 370만건의 부실 모기지대출을 페니매이에 부당하게 판매한데 대한 책임을 지고 이같은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씨티와 페니매이는 이 합의과정에서 양측이 거래한 1만2000건의 대출은 배상 대상에서 제외했고, 향후 페니매이가 씨티그룹에게 해당 대출들을 되팔 수 있는 권리도 확보하게 했다.

브래들리 러먼 페니매이 법률 자문위원은 “이번 합의로 오랫동안 끌어온 대출 재매각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납세자들의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페니매이와 씨티그룹은 사업 파트너관계를 더 강화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9억6800만달러의 배상금 가운데 상당 부분은 기존 은행내 유보금으로 충당하되 2억4500만달러는 2분기중에 추가로 충당금으로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이 비용이 반영된 실적은 오는 15일에 공개된다.

◇ 이집트軍, 정국혼란 개입 임박..무르시 정권 ‘위기’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틀째에 접어든 가운데 이집트 군부가 48시간 내에 개입할 수 있다는 최후통첩을 내놓았다. 무르시 정권으로서는 최대 위기를 맞이한 셈이다.

이집트 군부는 이날 국영 TV로 생중계된 성명을 통해 “48시간 내에 국민들의 요구를 충족하거나 위기 해결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혼란에 개입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압델 파타 알-시시 국방부 장관 겸 군 최고사령관은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던 대규모 시위 때보다 더 많은 국민들이 참가한 사위는 국민들의 의지를 보여준 전례없는 행사였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이집트 장관 5명이 이날 집단으로 사퇴하면서 정국은 더욱 큰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이날 관광부와 환경부, 정보통신부 등 5명의 장관들이 정치적 혼란에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특히 이들은 반정부 시위대에 동조하는 뜻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무르시는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정작 무르시는 퇴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이날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제2의 시민혁명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조기 퇴진하면 차기 대통령의 정당성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헌법 질서를 해치는 일탈 행위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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