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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포식자 네이버, 상생을 버리다

이유미 기자I 2012.04.01 10:16:15
[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오픈마켓 서비스 ‘샵N’의 문을 열고 업계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네이버가 검색 영향력을 앞세워 오픈마켓 시장까지 장악하려 한다는 이유에서다. 아직 특별히 피해를 본 중소기업이 없음에도 네이버가 중소기업들의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네이버를 향한 이같은 비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네이버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할 때마다 비슷한 지적을 받았다. 막대한 자금력과 인터넷 검색 영향력, 3700만명에 이르는 방문자를 앞세워 어떤 시장에든 쉽게 진입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의 영향력 때문에 고사 위기에 몰린 중소업체들도 있다. 네이버가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한 후 ‘부동산 114’, ‘부동산 1번지’ 등 중소업체가 운영하는 사이트의 방문자수는 급감했다. 네이버가 선보인 ‘지식쇼핑’ 때문에 가격비교 전문 서비스 업체의 80%가 문을 닫았다.

네이버가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 자체를 비판할 수는 없다. 특히 기업이 성장을 지속하고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온라인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끊임없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여야 한다.

문제는 네이버가 최근 선보인 새로운 서비스가 진정한 신규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이다. 카카오톡처럼 중소 업체가 먼저 선보였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처럼 이미 유명 외국 업체가 출시한 것과 유사한 서비스만을 출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네이버가 초심을 잃었다는 말도 나온다.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을 개발하는 도전정신이 사라졌다는 얘기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할 기반을 갖추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네이버를 제공하는 NHN은 연 매출 2조원에 이르는 대기업이다. 그러나 해외시장에서는 존재감이 거의 없다. 국내시장에서도 신규 서비스를 내놓을 때마다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NHN이 인터넷 생태계에서 살아남으려면 누구와 경쟁하고 어떤 서비스를 내놔야 하는지 깊이 생각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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