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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in]하이닉스 M&A, 구주 프리미엄에 성패

박수익 기자I 2011.08.12 10:20:00

신주는 가격변별력 없어, 구주 전략이 핵심
유재한 사장 "동일 주식수로 프리미엄 비교"

마켓in | 이 기사는 08월 11일 18시 35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하이닉스반도체(000660)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한 달여 앞두고 인수후보기업을 중심으로 치열한 여론전이 펼쳐지고 있다. 구주 매각과 신주 발행이 혼합된 매각 구조 탓에 예견된 결과다. 하지만 결국 인수전의 성패는 구주 프리미엄에 달렸다.

하이닉스 매각주체인 채권단이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밝힌 매각구조의 원칙은 구주 매각과 함께 신주 발행을 병행한다는 것 뿐이다. 인수의향서 접수 당시 구주와 신주를 합쳐 20%선에서 매각을 추진한다고 제시했다. 구주·신주 비율은 채권단 일원인 정책금융공사 유재한 사장이 언급한 구주는 최소 7.5% 이상, 신주 발행은 최대 10% 허용이 기본 골격이다.

유 사장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부분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 또한 "구주 최소 절반 인수와 신주 10% 발행에 대한 채권단내 이견은 없다"며 "다음 주 발송할 입찰안내서상에도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구주와 신주 물량이 혼합된 매각 구조에서 가격 변별력을 어떻게 따지느냐이다. 우선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하는 신주의 경우, 원칙적으로 하이닉스 인수후보자인 SKT와 STX에 가격 결정권이 없다. 이사회결의 전날을 기산일로 산정된 기준주가(증자 후 1년간 예탁시)가 가격이다. 시장이 결정하는 셈이다. 여기에 하이닉스 이사회가 상법상 규정된 할인율 제한(10%)적용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결국 두 후보간 가격 변별력은 구주 인수 전략에서 발생한다. 비가격부문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전제하에서 본다면, 하이닉스 인수전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요소가 되는 셈이다.

하이닉스 매각 관계자는 "채권단이 마음대로 구주에 대해 가산점을 부여한다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신주 인수에서는 가격 변별력이 없기 때문에 구주 인수 상황을 보고 가격요소를 평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주 인수에서도 두 가지 변수가 존재한다. 최소 7.5%에서 최대 15%인 구주 지분 가운데 `몇 %를 인수하느냐`와 `주당 얼마에 인수하느냐`이다. 양측 모두 구주를 최소 인수한도인 7.5%만 매입하겠다고 제시하면 답은 간단하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주당인수가격이 누가 높으냐만 따지면 된다. 하지만 양측이 매입하겠다고 제시한 구주 물량이 같을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낮다.

이와관련 유재한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인수자간 구주 인수 물량이 다를 경우) 단순히 주당가격만 비교하지 않고, 동일한 주식수를 가지고 비교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사장은 시가가 1만원인 주식 2주를 매각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A후보는 1주를 2만원에 사겠다고 했고, B후보는 2주를 3만2000원(주당 1만6000원)에 사겠다고 제안했다. 이 경우 주당프리미엄은 A는 1만원, B는 6000원을 얹어준 셈이다.
 
하지만 B후보가 매입하기로 한 2주 가운데 1주를 시가로 계산해서 제외하고, 동일하게 1주를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A가 2만원에 산다는 1주를 B는 2만2000원에 사는 셈이 된다. 1주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은 A가 1만원인 반면 B는 1만2000원이 되는 셈이다. 매각자 입장에서 1주를 사겠다고 한 A에게 주식을 팔면 나머지 1주는 어차피 시장에서 매각해야하는 점을 고려한 계산법이다.
 
하이닉스 매각에 대입해보면 A후보는 구주 8%를 주당 3만원, B후보는 10%를 주당 2만9000원에 사겠다는 전략을 제시할 수 있다. 주당인수가격은 A후보가 높고, 인수총액은 B후보가 앞선다.
 
그러나 B후보가 사겠다고 한 10% 가운데 2%를 프리미엄없는 시장가격으로 제외하고, A후보와 동일하게 8%에 대한 가격만 비교해보면 B후보가 주당인수가에서 앞설 수 있다. 일종의 `수정 프리미엄`인 셈이다.

결국 유재한 사장은 `구주에 대한 가산점은 없다`고 강조했지만, 입찰후보간 현실적인 인수 전략에서는 구주를 많이 살 수록 유리해질 수 있는 구도다. 구주 매입물량을 최소로 제시한 후보는 그만큼 주당 프리미엄을 더 얹어줘야 불리함을 만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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