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돈 벌때인데"..대한항공 3災에 시름

안재만 기자I 2011.07.18 14:19:26

내부의 큰 숙제..조종사 노조 임협
조종사 채용 갈등-日외무성 조치도 실적에 변수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휴가 시즌을 앞두고 3가지 악재를 맞았다.
 
내부적으로는 조종사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상이 문제다. 조종사 노조가 18%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 이들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면 회사의 이익은 큰 폭으로 떨어진다.

경쟁사와의 갈등도 있다. 중국 항공사, 국내 저가항공사와 조종사 경력직 채용을 놓고 설전 중이다. 일본 외무성의 `대한항공 이용 자제 요구`에 따른 일본인들의 `반칼(反KAL) 감정` 확산 여부도 신경이 쓰인다. 

◇ 조종사 연봉 3천만원 올려주면 순익 767억↓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무엇보다 조종사 노조와의 임금협상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는 15일 기준 2556명. 이들의 평균 연봉을 1억7000만~1억8000만원으로 가정하고 일괄적으로 3000만원 인상한다고 계산하면 대한항공 순이익은 767억원 감소한다.

사상 최대 실적(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했다는 작년의 경우에도 순이익은 4684억원에 그쳤다. 더군다나 올해는 고유가 영향으로 실적이 작년보다 악화될 전망이다.

일반노조와의 형평성도 문제다. 앞서 일반 노조는 사측과 기본급만 4.1% 올리는 데 합의했다. 사실상 인상률이 2% 정도에 그친다. 자칫 잘못하면 노-노 갈등으로 전개될 수 있는 국면이다. 

◇ 후발항공사와 조종사 빼가기 갈등

조종사 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이유는 중국 등 후발 항공사와의 격차 때문이다. 올 상반기에만 15명의 조종사가 회사를 그만뒀는데 대부분 중국으로 옮겼다. "중국 항공사는 초임으로 2억원 이상을 준다"는 게 노조측 설명이다.

결국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후발 항공사들의 조종사 빼가기를 어떻게 막느냐가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에어부산(아시아나 자회사)이 자사 조종사 7명을 진에어(대한항공 자회사)에서 채용한 것을 놓고, 대한항공에 "조종사 빼가기를 그만두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형국이다.

에어부산은 대한항공이 진에어를 키우기 위해 에어부산을 견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정당한 공개채용 절차에 따라 뽑았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 문제가 대-중소기업 갈등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위기다.

◇ 독도비행 태클거는 日..고객감소 걱정

여기에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악재가 터졌다. 일본 외무성이 대한항공 A380의 독도 시범비행을 빌미로 "한달간 이용하지 말라"고 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린 것이다.

일본 공무원은 국적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하지만 외무성 조치 이후 일본인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일어날 경우 파장은 커진다. 대한항공 전체 여객 중 일본 여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15.6%(작년 기준)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은 대한항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고객"이라며 "대지진 이후 적극적으로 이재민을 지원하며 이미지를 쌓아왔는데 돌발변수가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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