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5월 02일 13시 18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이번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의 결과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문제가 계속 이슈로 떠오르면서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았다. PF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돼서 다음에는 다른 주제의 보고서를 써보고 싶다."
강철구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SRE 3회 연속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선정됐지만, 여전히 PF에 대한걱정뿐이었다. 보고서 하나 발표했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라 진정으로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는 열정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3월23일 그가 내놓은 `금융업권의 부동산 PF채권 부실화 부담, 감내 가능한 수준인가 - 은행, 캐피탈, 저축은행업` 보고서는 13회 SRE에서 전체 응답자 120명 중 35명(29%)으로부터 가장 인상적인 보고서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2회에 이어 2회 연속 최다득표이자 3회 연속 베스트 애널리스트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6월 그가 발표한 `부동산 PF 부실화가 금융기관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PF 대출채권의 건전성 저하 문제를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증권사의 입장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해 분석한 것이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보고서에는 이후 경과와 전망을 제시하고, 은행에 대한 자산건전성 변화를 추가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는 마치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한 수험생처럼 시장이 필요로 하는 신용평가사의 보고서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신평사가 특정 산업이나 기업의 등급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보고서를 내놓으면 좋겠지만, 위험 요인이 있는 부분에 대한 자료만 제대로 제공해도 시장에서는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는다"며 "막연하게 위험하다는 부분에 대해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면서 분석한 점이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PF 문제에 관심을 가진 것은 다소 운명적이었다. 2001년 한기평에 입사한 후 9년 동안 건설업종 평가를 담당하다가 지난해 2월 금융공공실로 옮기면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의 접점을 PF에서 찾은 것이다. 그는 "PF 대출채권의 건전성을 판단할 때 실제 사업성이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고, 연체율도 사후적인 측면이 있어 그에 따른 액션을 취하면 뒷북 평가가 될 가능성이 컸다"며 "시공사 지급보증이나 분양율, 예정사업 진행 등 분류기준을 나름대로 만들어 PF 부실화 가능성이 큰 사업장부터 작은 사업장까지 서열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향후 PF 문제는 부실화 해소과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PF 부실화 문제는 당장 주택경기 회복을 통해 해소되긴 사실상 힘든 상황이고, 누가 떠안고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금융당국이 다양한 형태로 준비하고 있는데 저축은행은 지금보다 확실히 정리될 것으로 보이고, 은행도 기본적으로 부실을 소화할 능력이 있으니 슬기로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의 관심사는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문제로 넘어가고 있다. 그는“PF 문제는 올해 안으로 구조조정을 통해 어느 정도 정리될 텐데, 이후에는 800조 원 규모의 가계대출 부분이 큰 이슈가 될 것"이라며 "절대규모는 크지만 실제로 문제가 드러나진 않았는데, 얼마나 현실화 될지 여부를 미리 분석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가계대출 부분은 자료도 굉장히 한정돼 있고, 당장 문제되는 사안도 아니기 때문에 공부를 좀 더 해 볼 계획"이라면서도 "팀프로젝트 형태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하나 있다"고 귀띔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3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3호 마켓in은 2011년 5월2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