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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시한부 선고에도 하루 18시간 일한 '올빼미'

류의성 기자I 2010.03.17 06:00:00

제37회 상공의 날 기념식서 고영립 화승그룹 회장 금탑 수상
암과 싸우며 분투..부도위기 회사 일으켜 세워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도 금탑산업훈장

[이데일리 류의성 기자] "앞으로 남은 시간은 3개월 뿐입니다."

지난 2005년. 피부암과 위암으로 3개월 밖에 살 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올빼미` 생활을 계속 했다. 새벽 6시에 출근, 자정이 되어야 귀가하는 그에게 주위에선 올빼미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17일 열리는 제37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고영립 화승그룹 회장(사진)의 얘기다.


고 회장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로 부도를 맞고 11개 계열사를 8개로 줄이는 특단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병마와 싸우며 억척같이 일했다. 그 결과 화승그룹 자산은 부도 전보다 4배 늘어난 2조7000억원으로 불었고, 해외지사는 4개에서 14개로 늘어났다.

올해 또 다른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그는 현대차를 세계 5위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시키는데 큰 공을 세웠다.

지난 14년간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현대차에 대한 해외 고객의 인식을 바꿔놨다. 작년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현대·기아차가 미국시장에서 점유율 7%를 돌파하고, 세계 자동차메이커 중에서 유일하게 판매를 증대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작년 국내업체 최초로 개발한 에쿠스 리무진 방탄차 사업도 그의 작품이다. 올 G20정상회의에서 VIP 의전용으로 사용될 에쿠스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작년 우리는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세계 9위의 수출 강국과 400억 달러가 넘는 사상 최대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값진 결실을 얻게 된 것은 고 회장과 김 부회장처럼 경영일선과 산업현장에서 열심히 땀 흘린 상공인과 근로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은탑산업훈장은 윤영각 삼정 KPMG그룹 회장이 받았다.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제도 전면시행에 대비, 기준해설서를 국내 최초로 발간하고 수출기업에게 FTA전문 자문서비스를 제공한 공이다.
 
창사 이래 50년간 무분규 및 무파업 사업장을 운영하고 프랑스의 라파즈그룹과 합작을 통해 생산노하우 등을 국내시장에 성공적으로 접목시킨 노영인 동양시멘트 부회장도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마평수 현대단조 대표이사, 김상옥 유양디앤유 대표이사가 동탑산업훈장을 각각 받았다. 철탑산업훈장은 강상원 충남도시가스 대표이사, 동현수 에이스디지텍 대표이사가 각각 수상했다.

석탑산업훈장은 이규석 거흥산업 대표이사와 장성환 포스코 상무가 받았고, 김선환 백석화학 대표 등 6명이 산업포장, 신종관 삼진물산 대표이사 등 15명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박종길 케미그라스 대표이사 등 15명은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한편 37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는 정운찬 국무총리,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정장선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 임채민 지식경제부 차관, 최종태 재일한국상공회의소 회장,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박용만 (주)두산 회장 등 국내외 상공인 1000여명이 참석했다.
▲17일 코엑스에서 열린 제37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정운찬 총리(오른쪽부터),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 오영호 무역협회 부회장, 송재희 중기중앙회 부회장, 최종태 재일한국상의 회장 등이 모범사례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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