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상승..유가↓+핵심물가 `안도`

전설리 기자I 2008.06.14 01:39:22

유가 135弗대로 하락-근원 CPI `예상 부합`
CPI `6개월 최대폭 상승`..고유가 여파
6월 소비심리 `28년 최악`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13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월가 전망에 부합하면서 안도 랠리를 펼치는 모습이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포함한 헤드라인 CPI는 고유가 여파로 6개월래 최대폭으로 상승했으나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결정에 참조하는 근원 CPI에 초점을 뒀다.

한편 미국의 소비심리는 정부의 세금환급 조치에도 불구하고 28년래 최악의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 출발한 뉴욕 증시는 점차 상승폭을 확대, 다우 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랠리를 펼치고 있다.

오전 11시57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262.98로 전일대비 121.40포인트(1.00%)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2.97포인트(1.79%) 오른 2447.32를 기록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354.65로 14.78포인트(1.10%) 전진했다.

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7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64달러(1.20%) 내린 135.1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항공·금융주 `상승`-야후 `하락`

유가 하락에 힘입어 항공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 최대 항공사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모회사 AMR이 3.3%, 유나이티드항공의 모회사 UAL(UAUA)이 5.1% 올랐다.
 
US에어웨이즈(LCC)는 16% 급등했다.
 
US에어웨이즈는 전날 장 마감 후 고유가로 인한 비용절감을 위해 1700명의 감원과 함께 전체 노선의 8% 가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주도 상승세다.

씨티그룹(C)과 JP모간 체이스(JPM)가 1%대의 오름세를 타고 있다.

리먼 브러더스(LEH)는 10.2% 올라 전날의 급락분을 대부분 만회했다.

상장 최대 펀드 운용사인 블랙록이 리먼의 경영진에 대한 신뢰를 표명하며 이번주 리먼 주식을 매입했다고 밝힌 것이 호재가 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인수 협상이 최종 결렬된 것으로 전해진 야후(YHOO)는 4.8% 하락했다. 반면 MS는 3.6% 상승했다. 야후와 검색광고 협약을 체결한 구글(GOOG)은 3.9% 올랐다.

이밖에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향후 몇 년 이내에 미국내 주유소 사업을 철수시키겠다고 선언한 엑손 모빌(XOM)은 1.3% 전진했다.

◇5월 소비자물가 0.6%↑..`인플레 우려↑`

미국의 5월 소비자 물가는 고유가 여파로 6개월래 최대폭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우려와 더불어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노동부는 5월 CPI가 전월대비 0.6%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6개월래 최대 상승폭이다. 변동성이 심한 유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0.2% 상승했다.

CPI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5%를 웃돌았다. 근원 CPI는 전망치에 부합했다.

연준이 금리 결정 과정에서 가장 많이 참조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CPI는 연간 2.3% 올라 연준의 안심권인 1~2%를 웃돌았다. CPI의 연간 상승률은 4.2%를 기록했다.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조시켰다.

5월 에너지 가격은 4.4% 올라 지난해 11월 이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이 5.7% 뛰었다.

식료품 가격은 0.3% 상승했다. 쇠고기 가격이 1.5% 오른 반면 유제품과 돼지고기, 과일 가격은 떨어졌다.

특히 항공운임이 3.2% 치솟아 6년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의료비도 0.2% 올랐다. 반면 의류비는 0.3% 내렸다.

이에 따라 최근 벤 버냉키 연준 의장 등 연준 고위인사들이 잇달아 표명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인됐다.

이번주 초 버냉키 의장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강력하게 차단하겠다"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글로벌 인사이트의 나이젤 골트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보고서는 연준을 안심시키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향후 헤드라인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6월 소비심리 `28년 최악`

미시간 대학은 6월 소비자신뢰지수(예비치)가 전월의 59.8에서 56.7로 떨어져 지난 198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59.5도 하회한 수준이다.

주택가격의 추락 속에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마저 급등하면서 소비심리가 지속적으로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팩트 앤 오피니언(FAO) 이코노믹스의 로버트 브루스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세금 환급이 소비심리를 조금이나마 부양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사실상 그러지 못했다"며 "소비자들은 일회성으로 제공되는 몇 백달러에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고 전했다.

◇5월 주택차압 전년比 48%↑..`바닥이 안보여!`

미국의 주택차압 사태는 정부의 억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부동산 전문 연구소인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지난 5월 주택차압 건수는 전년동월대비 48%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05년 1월 집계가 시작된 이래 사상 최고치다. 전월대비로는 7% 증가한 수준. 이로써 주택차압 건수는 2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미국 483가구당 1가구꼴로 주택차압 또는 디폴트 통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별로는 주택시장의 거품이 심했던 네바다, 캘리포니아, 아리조나의 주택차압 비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저지도 `톱10` 이내에 입성했다.

리먼 브러더스의 미쉘 마이어와 에단 해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공동 보고서를 통해 차압된 주택이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주택가격의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들어 120만채의 차압된 주택이 시장에 유입되면서 판매된 전체 주택 가운데 30%를 차지했다. 차압된 부동산은 통상 20% 저렴한 가격에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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