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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심리` 뉴욕 사흘만에 하락..다우 171p↓

김기성 기자I 2008.01.26 07:08:31

신용위기 우려감 또 고개→차익매물 출회
금융주 하락..내주 1월 FOMC·고용 `주목`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25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또 고개든 신용위기 우려감 등에 따른 불안심리 고조로 인해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사흘만에 급락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은 장초반 마이크로소프트, 캐터필라 등의 실적 호전과 `억만장자 부실기업 사냥꾼`인 윌버 로스의 채권보증업체 암박 파이낸셜 인수 추진 소식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일부 헤지펀드의 부실설과 금융권의 대규모 부실자산 추가 상각에 대한 우려감, 골드만삭스의 감원 등이 투자심리를 냉각시키면서 주요 지수를 아래로 밀어버렸다.

특히 벨기에의 최대 금융회사인 포티스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부실자산 증가 전망과 채권보증업체들의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따라 금융권의 대규모 추가 상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바클레이즈의 분석보고서 등이 신용위기에 대한 염려를 다시 불러냈다.

이로 인해 금융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주말을 앞둔 이날 투자자들 사이에선 전반적으로 불안한 심리를 반영, 일단 주식을 팔고 다음주 예정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결과와 1월 고용지표의 향방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207.17로 전일대비 171.44포인트(1.38%)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4.72포인트(1.47%) 하락한 2326.20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330.61로 21.46포인트(1.59%) 밀렸다.

한편 국제 유가는 미국 정부와 의회의 경기부양책 합의에 따른 에너지 수요 증가 기대감으로 이틀 연속 상승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3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3달러(1.5%) 오른 배럴당 90.71달러로 마감했다.

◇`되살아난 신용위기 우려감`..금융주 동반 하락

금융주는 또다시 고개를 든 신용위기 우려감에 동반 하락했다.

씨티그룹(C)은 2.5% 떨어졌고, JP모간체이스(JPM)는 2.9% 하락했다. 골드만삭스(GS)와 메릴린치(MER)는 각각 3.7%와 4.3% 떨어졌다.

미국의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매(FNM)와 프레디맥(FRE)은 "이들 기관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크리스토퍼 도드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 의장의 발언이 악재로 작용, 각각 7.9%와 7.5%씩 하락했다.

◇MS `하락`..캐터필라, 하니웰 `상승`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분기 실적 호전을 재료로 강세를 나타내기도 했으나 장후반 하락했다. 주가는 0.9% 내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9% 급증한 47억1000만달러(주당 50센트)를 기록, 월가 전망치인 주당순이익 46센트를 넘어섰다.

특히 1분기 주당순이익 및 매출 예상치를 각각 1.85~1.88달러와 599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주당순이익 1.81달러와 594억달러를 웃돈 것이다. 

세계적인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라(CAT)와 세계적인 항공기 부품업체인 하니웰(HON)은 분기 분기 실적 호전에 힘입어 각각 1%와 3.6%씩 올랐다.

캐터필라의 4분기 순이익은 9억7500만달러(주당 1.50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1% 증가, 월가 전망치인 주당순이익 1.50달러와 일치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0% 늘어난 121억4000만달러를 기록, 월가 전망치인 117억9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캐터필라는 또 올해 순이익 증가율 예상치를 종전대로 5~15%로 유지했다.

하니웰의 4분기 순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6억8900만달러(주당 91센트)와 93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8%와 12%씩 늘어났다. 주당순이익은 월가 전망치에 부합했으며 매출액은 전망치인 89억2000만달러를 넘어섰다. 하니웰은 지난해 10월 4분기 순이익과 매출 예상치를 각각 89~91센트와 89억달러로 제시한 바 있다.

◇윌버 로스, 암박 파이낸셜 인수 추진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곤경에 처한 채권보증업체 암박 파이낸셜(ABK)은 `억만장자 부실기업 사냥꾼`인 윌비 로스가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보도에 1.8% 상승했다.

영국의 이브닝 스탠더드에 따르면 로스는 암박 파이낸셜(ABK) 인수에 나섰고, 향후 2주내 이번 인수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로스는 지난 22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채권보증업체에 대한 투자의향을 내비친 바 있다.

암박 파이낸셜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보증채권 부실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피치로부터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두 계단 강등당한 바 있다.

◇`채권보증업체 신용등급 강등되면 은행권 추가 부실 1430억달러`

바클레이즈는 이날 "은행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720억달러의 자금을 수혈받았지만 채권 보증업체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된다면 1430억달러의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바클레이즈의 보고서에 따르면 채권보증업체인 MBIA와 AAA로부터 보증을 받은 은행들은 이들의 신용등급이 한단계 내려가면 최소 220억달러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채권보증업체들의 신용등급이 4단계 아래로 떨어지면 은행들은 220억달러의 6배에 달하는 손실을 처리해야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같은 바클레이즈의 추산은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8200억달러의 구조화 증권중 75%가 채권보증업체들에 의해 보증 받은 것이라는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인 폴 페너-레이타오는 "이같은 규모는 엄청난 것이지만 가장 비관적인 가정을 바탕에 깔고 있다"며 "이러한 추산은 얼마나 많은 은행 자본이 채권보증업체들의 신용등급 강등에 의해 감소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클레이즈의 보고서는 뉴욕주의 보험 감독당국이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한 채권보증업체의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은행들과 협의에 들어간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채권보증업체들은 무려 2조4000억달러에 달하는 채권을 보증하고 있다.

채권보증업체들의 신용등급 하향은 이들 업체가 보증한 채권 등급까지 줄줄이 하향 조정되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금융회사 부실로 직결될 수 밖에 없어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위기의 새로운 뇌관으로 비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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