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이의철특파원] 뉴욕증시가 5일만에 반등에 성공했다.기술적 반등이 예상되는 시점이었고 반등의 폭은 예상보다 적었지만 일단 하락 추세의 맥을 끊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06% 오른 7501포인트로 7500선에 턱걸이했다.나스닥은 0.9% 오른 1129포인트를 기록했고 S&P500지수는 1.7% 오른 798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오전장과 오후장이 뚜렷한 차이점을 보였다.오전장은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하락반전해 다우지수가 장중 한때 7400선을 하회하는 등 속락했다.저가매수세가 장 초반 잠깐 유입됐으나 추가 하락을 우려하는 매물벽 앞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나 오후장 들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서부 항만파업사태의 해결움직임이 전해지면서 시장은 단기 랠리의 움직임 마저 보였다.이후 장마감이 가
까와지면서 상승폭은 다시 줄어들어 결국 1% 내외 상승하는 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오전과 오후장에 걸쳐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는 사실 자체가 뚜렷한 방향성 없이 표류하는 뉴욕증시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오후장에 랠리의 움직임을 보였지만 펀더멘탈에서의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후장의 랠리에 대해 월넛 자산운용의 수석 투자부장인 로버트 필립스는 "펀더멘탈의 개선 때문에 시장이 급반등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프로그램매수세가 유입된 것이 랠리의 배경"이라고 밝혔다.
필립스의 지적처럼 이날 역시 랠리의 배경엔 프로그램 매수,일련의 숏 커버링(지수가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주식을 매도했던 공매도세력들이 지수가 반등하면 오히려 주식을 매수해 손실을 줄이는 것)등이 있었다.
그러나 서부항만노조의 파업사태에 대한 연방정부차원의 개입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이날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태프트 하틀리법"에 의한 서부항만 파업사태의 조기 종결을 시사했다.부시 대통령이 "태프트 하틀리법"을 발동할 경우 80일간 자동적으로 파업이 금지된다.
월넛 자산운용의 필립스도 "서부항만사태가 해결된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라며 "그냥 방치될 경우 미국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메가톤급 악재"라고 강조했다.
오늘의 반등은 기술적반등 수준이다.따라서 대세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시장의 관심사는 의미있는 반등이 있겠느냐의 여부이며 있다면 그 시기는 언제부터일 것이냐에 쏠려있다.여기에 대해선 다양한 견해차가 존재한다.
힐라드 라이온의 분석가인 리차드 딕슨은 시장이 분명이 중단기적으로 과매도상태에 있지만 그것만으로 향후 랠리의 필요충분조건이 되기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시장의 정서나 여러가지 기술적 지표들은 분명히 87년 10월 블랙먼데이 당시와 같은 바닥권임을 시사하고 있지만 공격적인 매수가 출현하지 않는한 의미있는 반등을 하기 힘들다는 것.
리차드 딕슨은 "시장이 바닥을 찍기 위해서 반드시 매도 클라이맥스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단지 과매도라는 이유만으로 시장이 랠리를 보이기엔 현재의 여러가지 조건들이 너무 취약하다"고 밝혔다.
서밋 애널리틱 파트너즈의 기술적분석가이자 투자부장인 리차드 윌리엄스는 그러나 이와 정반대의 입장이다.리차드 윌리엄스는 "시장이 주요한 전환점에 도달했으며 조만간 강한 반등을 보일 것"이라는 견해다.
윌리엄스는 "물론 앞으로도 약간의 추가적인 하락이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기술적 반등 수준을 뛰어넘는 의미있는 랠리가 임박했다"고 밝혔다.윌리엄스가 이같은 주장을 펴는 핵심 근거는 "수요/공급"모델이다.윌리엄스는 특히 향후 2-3일 이내에 불꽃같은 랠리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편 모건스탠리의 바톤 빅스 전략가는 8일 "약세장의 분위기가 여전히 여러 곳에 있지만 S&P500지수가 지난 7월 24일의 장중 저점을 다시 깨고 내려갔다는 것은 강력한 연말 랠리의 전조"라며 "이제는 주식을 살 때"라고 밝혔다.
그의 동료인 모건스탠리의 바이런 위엔도 이와 비슷한 견해를 제시했다.위엔은 투자리포트에서 "주식시장이 현 수준에서 더이상 하락할 위험성이 많지 않다고 본다"며 "긍정적인 것은 이익과 캐쉬플로가 증가세에 있다는 것이며 이는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강력한 "낙관론"이 발표된 오전장에도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시장의 무기력,그것은 모든 호재를 삼켜버리는 "블랙홀"이다.투자자들의 대부분은 여전히 관망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