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공동락특파원] 반도체 대표주자 인텔 악재가 연이틀 증시를 강타하면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들이 일제히 하락했다.메릴린치의 투자등급 하향에서 출발한 "인텔 쇼크"는 분기실적 전망 하향을 거치면서 이날 오전에 절정에 달해 장 초반 나스닥은 1500,다우는 9500선이 차례로 붕괴되는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후 소프트웨어 메이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이 반등하고 시가총액 최대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을 비롯한 블루칩들이 선전하면서 낙폭을 크게 줄여나갔지만 한때 투매에 가까웠던 증시의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달러는 증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나타냈으며 국채가격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금값은 약세로 밀렸다.
7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급락세로 출발하여 시종일관 마이너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1.25%, 19.40포인트 하락한 1535.48포인트(잠정치)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장초반 1500선이 붕괴되면서 투매에 가까운 불안한 장세를 연출하기도 했는데 그나마 오후들어 낙폭을 줄였다는 사실이 위안이었다.
다우지수도 역시 하락세로 출발하며 한때 9500선 이하로 밀리기도 했으나 꾸준하게 낙폭을 줄이며 오후장 잠시 플러스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다시 하락세로 밀리며 결국 0.36%, 34.97포인트 하락한 9589.67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지수는 0.16%, 1.62포인트 하락한 1027.53포인트를 기록했으나 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지수는 1.12%, 5.22포인트 상승한 470.51포인트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거래량은 18억1183만주, 나스닥의 거래량은 20억9674만주로 평균치를 훨씬 상회했다. 상승 대 하락종목의 수는 뉴욕증권거래소가 1794대1367로 상승종목이 더 우세했으며 나스닥은 1694대1711로 하락종목이 조금 많았다.
경제지표들이 긍정적인 수준을 나타냈지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5월 실업률이 5.8%을 기록하며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6.1%보다 긍정적으로 발표됐지만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비농업부문 취업자수가 예상보다 적게 늘어나 고용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진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다.4월 도매재고도 0.7% 감소하며 호조를 보였지만 역시 특별한 재료로 부각되지 못했다.
인텔이 전일 장마감 직후 발표한 2분기 실적 전망치 하향의 여파로 무려 18.52% 급락하며 8개월래 최저치를 경신했다.인텔의 2분기 매출에 대해 가장 먼저 경고음을 냈던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조 오샤는 이날도 인텔의 올해와 내년의 순익전망치를 각각 하향했다.
인텔의 급락으로 라이벌 칩메이커 AMD도 7.54% 하락했다. AMD는 또 로버트슨스테판증권으로 부터 투자의견을 "매수(Buy)"에서 "시장수익률(Market perform)"로 강등당하면서 충격을 더했다. 주요 종목들의 부진으로 반도체 업종지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77% 하락했다.
인텔의 부진은 여타 대형주들에게도 큰 악재로 작용했다. 하드웨어 메이커 델컴퓨터가 0.72% 하락했으며 선마이크로시스템즈도 3.17% 밀렸다. 반도체 장비 메이커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1.43% 하락했으며 KLA텐코와 텍사스인스트루먼트도 각각 1.14%, 4.66% 하락했다.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젠은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추면서 11.61% 급락했다. 바이오겐은 주력제품인 동맥경화치료제 아보넥스가 도매업체들로 부터 재고조정을 받고 있으며 미국내 판매도 예상보다 부진해 2분기와 올해의 매출전망치를 각각 하향한다고 밝혔다.
CEO의 사임과 탈세혐의 등으로 최근 급락세를 나타냈던 타이코인너내셔널은 이날도 무려 30.82%나 폭락하며 주가가 10.10달러까지 밀렸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타이코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투자적격등급 가운데 최하위단계로 강등했다.
반면 오라클은 "감원설 해프닝"에도 불구하고 2.58% 상승하며 나스닥지수의 추가하락을 막는 버팀목으로 작용했다. CSFB증권은 이날 개장전 오라클이 지난주 후반부터 CRM개발부문과 마켓팅부문을 중심으로 400~800명 규모의 인력감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라클은 그러나 오후들어 CSFB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공식 확인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증권사의 긍정적인 코멘트의 영향으로 0.15% 상승했다. CSFB증권의 조지 길버트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매출 전망 하향이 마이크로소프트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MS에 대해 과잉대응할 필요 없다"고 밝혔다.
시가총액 최대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도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3.07% 상승하며 지수의 낙폭을 줄이는데 큰 기여를 했다. 이밖에 다우종목 가운데서는 듀폰, 엑손모빌, SBC커뮤니케이션, 월마트 등 총13개 종목이 상승세를 기록하며 인텔의 하락에 따른 공백을 비교적 잘 막았다.
캐나다의 광통신기업 노텔은 주식매각과 채권발행으로 13억달러 상당의 자금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며 16.31% 급등했다. 같은 광통신업체 JDS유니페이스와 시에나도 각각 6.99%, 2.19% 올랐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하드웨어, 네트워킹업종이 하락한 반면 소프트웨어, 인터넷, 통신업종은 상승했다. 기술주 이외의 업종에서는 은행, 증권, 제약, 제지, 서비스, 정유, 천연가스업종이 상승한 반면 금, 생명공학업종은 하락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