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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처 자식 키워줬더니 재산 빼돌린 남편, 재산분할 가능한가요?[양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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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오현 기자I 2026.05.10 06:32:02

양소영 변호사의 친절한 상담소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안미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사진=챗 GPT)
혼자 어린 두 자녀를 키우던 남편을 만났습니다. 성실하고 검소하며 아이들을 살뜰하게 대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 결혼을 결심했죠. 그렇게 저는 40년간 남편의 전 혼 자녀들을 제 친자식처럼 키웠습니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경제적인 모든 것을 독단적으로 결정했고 저는 한 달에 생활비 50만원으로 살림을 했습니다. 남편은 화장실 변기 물도 여러 번 볼일을 본 후에야 물을 내리게 했고, 겨울에는 난방도 틀지 못하게 했습니다. 저는 남편이 얼마를 버는지 그동안 모은 재산이 얼마인지를 전혀 모른 채 그저 남편의 전처 자식들을 키워주는 가사도우미처럼 생활했습니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남편이 손찌검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돈을 좀 더 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혼자 화를 내다 제 뺨을 때리고, 청소기 소리에 대답을 못했더니 자기 말을 무시한다고 발길질을 했습니다.

심지어 남편은 전혼 자녀들에게 재산을 증여 할테니 제게 동의하라고 요구했고 동의를 안 할거면 이혼하자며 저를 협박했습니다. 저는 남편의 행동을 더는 참을 수 없어 이혼을 결심했고, 이혼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제가 보낸 이혼 소장을 받은 후 법원에 자기는 이혼할 생각이 없다는 답변을 보냈고, 그 후 남편 명의의 재산을 전혼 자녀에게 또 증여했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재판상 이혼 사유로 가능할까요?

△안미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사연자는 남편의 전혼 자녀들을 40년 동안 친자식처럼 양육하며 혼인생활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오랜 기간 동안 경제권을 독점하고, 생활비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등 아내를 경제적으로 통제해 온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폭행까지 행사한 점은 단순한 갈등을 넘어 신체적·정서적 학대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남편이 자신의 재산을 전혼 자녀들에게 증여하면서 이에 대한 동의를 강요하고, 거부할 경우 이혼을 언급한 행위 역시 부부 간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사정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우리 민법이 정하고 있는 재판상 이혼사유 중 민법 제840조 제3호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때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고, 나아가 혼인관계를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로 보이므로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도 해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연자의 이혼청구는 인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남편은 이혼을 안 하겠다면서 자녀들에게 재산을 증여했다는데, 어떻게 봐야 할까요?

△안미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사연자의 경우 혼인 기간이 40년 이상으로 매우 길기 때문에, 남편 명의의 재산이라 하더라도 그 재산을 유지해 온데에 아내의 기여가 폭넓게 인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이혼이 이뤄질 경우 해당 재산은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여지가 상당히 높습니다. 그런데 이혼 소송이 진행되는 중에 남편이 자신의 재산을 전혼 자녀들에게 증여했다면, 이는 부부공동생활과 무관한 일방적인 처분 행위에 해당하므로 사연자의 남편이 해당 재산을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재산분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남편의 행위는 재산분할을 피하기 위해 재산을 미리 이전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재산을 은닉하거나 빼돌린 행위로 평가될 가능성도 매우 큽니다. 법적으로는 이러한 행위를 ‘사해행위’라고 하는데, 채무자가 자신의 재산을 처분해 채권자를 해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이 사안에서는 아내의 재산분할청구권을 해할 목적으로 전혼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한 것인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만약 이러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사연자는 법원에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제기해 증여된 재산을 다시 남편의 명의로 원상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 어떤 경우에 사해행위가 인정되나요?

△안미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사해행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요건이 필요합니다. 첫째, 채권이 존재해야 합니다. 사연에서는 이혼 시 발생할 수 있는 재산분할청구권도 보호받아야 할 권리로 인정됩니다. 둘째,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해 채권자를 해하는 결과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이나 예금을 가족이나 자녀에게 증여해버려 재산분할로 나눌 재산이 없거나 줄어든 경우입니다. 셋째, 채무자가 그런 결과를 알면서도 재산을 처분한 ‘사해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즉, “재산을 빼돌리면 상대방이 받을 몫이 줄어든다”는 점을 알면서 한 행위여야 합니다. 이 세 가지가 인정되면 해당 재산 처분은 사해행위에 해당하여 취소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이혼 과정에서는 소송 중이거나 갈등이 깊어진 상황에서 배우자가 자녀나 가족에게 재산을 넘기는 경우 사해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 사해행위 취소소송은 언제까지 할 수 있나요?

△안미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사해행위취소소송은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민법 제839조의3 제2항에 따라 민법 제406조 제2항이 정하고 있는 기간 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사해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제기하여야 하되, 이 두 기간 중 하나라도 먼저 지나면 더 이상 소송을 제기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사해행위가 발생한 지는 아직 2년밖에 지나지 않았더라도, 채권자가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이 지났다면 이미 기간이 지나 소송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안 날’이라는 것은 단순히 재산이 이동했다는 사실뿐 아니라, 그 행위가 자신의 권리를 해하려는 목적(사해의사)이 있다는 점까지 인식한 시점을 의미합니다.

- 사연자는 결혼 40년 차, 이른바 황혼이혼인데요. 알아둘 점이 있을까요?

△안미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최근 황혼이혼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황혼이혼의 경우 살아온 세월이 길고 그때그때 증거자료를 모아두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이혼사유의 입증이 한 고비가 되고 이를 넘기면 재산분할을 어떻게 잘 하느냐가 마지막 고비가 됩니다.

이혼 사유의 경우 명백한 증거자료가 없더라도 가사조사나 자녀들의 진술과 증언 등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이 분명 존재하고, 재산분할에서는 오랜 기간 배우자가 재산을 관리해온 경우, 당장에 전체 재산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더라도 소송에서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신청이나 사실조회신청 등 증거신청을 활용하면 대부분의 재산 파악이 가능하니, 처음부터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마시고 나의 남은 삶에 무엇이 최선의 선택일지를 신중하게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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