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성과급으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곳은 반도체 업계다. SK하이닉스(000660)는 임금협상에서 임금 6% 인상과 함께 성과급만 약 1억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성과급(PS) 상한선을 폐지하고 앞으로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하며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 ‘신의 직장’에 등극했다. 전사 차원에서 실적 회복세가 뚜렷한 만큼 최고 대우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005930) 역시 임금 5.1% 인상과 자사주 30주 지급을 확정하며 우호적 노사 분위기를 이끌었다. 자사 제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패밀리넷몰 200만 포인트를 지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혹한기를 지나온 반도체 업계가 올해 들어 완연한 회복 흐름을 타면서 직원 보상도 늘어난 모습이다.
|
기아(000270) 노사는 기본급 10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과 격려금 450%+1600만원 지급 △무상주 53주 지급 △재래시장상품권 20만원 등에 합의했다. 회사는 단체교섭 타결 격려금으로 무상주 53주도 지급할 계획이다.
조선업은 초호황기를 맞아 역대급 보상안을 내놨다. HD현대중공업(329180)은 기본급 13만5000원 인상과 격려금 520만원 지급을 확정하며 사상 최고 수준의 대우를 제시했다. 글로벌 선박 발주가 잇따르는 호재 속에서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노사 모두 서둘러 합의한 결과다. 경쟁사인 삼성중공업(010140), 한화오션(042660)도 이미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조선 3사 모두 호황기에 걸맞은 보상 패키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반면 전사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한 LG전자(066570)는 임금 4.3% 인상과 직급별 초임 100만원 인상에 그쳤다. 올해 인상률 4.3%는 지난해(5.2%)와 비교하면 0.9%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전방 시장 침체와 사업구조 개편 여파로 대규모 비용 절감이 불가피한 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철강 업종은 위기 국면 속 노사 상생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했다. 포스코는 월 임금 11만원 인상과 함께 ‘철강 경쟁력 강화 공헌금’ 명목으로 25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업황 부진 속에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는 것을 막고,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징적 합의라는 평가다. 다만 현대제철(004020)은 아직 임단협이 진행 중으로, 노조가 파업권까지 확보한 상황이라 협상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올해 임단협에서 가장 암울한 업종으로 석유화학이 꼽힌다. LG화학(051910)은 노사 합의 끝에 기본급 3% 인상과 일시금 70만원 지급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특히 노사는 고용안정 협약까지 맺으며 인위적 구조조정을 피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불황의 깊이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는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