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채 양국 수익률곡선(커브)은 이달 초부터 디커플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국내 커브는 단기물 위주로 금리가 상승하며 기울기가 평탄해진 반면(베어 플래트닝) 미국 커브는 장기물 위주로 금리가 상승하며 기울기가 가팔라졌다.(베어 스티프닝)
특히나 국내 단기물의 경우 환율 부담 상승에 따른 인하 기대 후퇴로 상승 압력을 받는 가운데서도 장기물은 미국 등 대외 금리 압력과 대기 매수에 박스권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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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11~15일) 한국 국고채 수익률곡선은 단기물 위주로 금리가 상승하며 베어 플래트닝을 보였다. 국고채 2년물 금리는 전주(지난주 금요일 오후 마감 고시 금리 기준) 대비 5.1bp(1bp=0.01%포인트), 3년물 금리는 5.2bp 오른 2.976%, 2.941%를 기록했다.
5년물은 4.9bp 오른 2.991%, 10년물은 3.5bp 상승한 3.084%에 마감했고 20·30년물은 1.5bp, 2.5bp 상승한 3.005%, 2.923%를 기록했다.
미국채 금리는 주말 변동분을 포함해 10년물은 14bp 상승한 4.44%,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5bp 오른 4.25%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주말 공개된 올해 10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4% 증가한 7189억달러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 0.3% 증가를 웃도는 수치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2.8% 증가했다.
여전히 탄탄한 소비와 함께 미국 경기는 견조하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파월 의장에 이어 잇따라 속도조절을 암시하는 모양새다. 특히나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간을 언급해 눈길을 끈다.
그는 “향후 12~18개월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를 향해 진전을 보이는 한 기준금리는 지금보다 더 많이 낮을 것”이라면서도 “예상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들릴 수 있기 때문에 그 시간은 흥미로울 것”이라고 짚었다.
아직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시각화된 것은 없기에 예단할 수 없지만 보수적인 목표치 수렴 기간은 ‘최소’ 18개월로 잡는 것이 나아 보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서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의 12월 25bp 인하 가능성은 61.9%를 기록했고 내년 1월 FOMC 서의 25bp 인하 가능성은 58%서 54%로 줄었다.
◇주 초 1.2조원 10년물 입찰과 가계대출 동향
이번 주 국고채 시장은 주 초 1조2000억원 규모 국고채 10년물 입찰과 앞서 언급한 가즈오 총재 발언, 19일 가계신용 잠정치와 22일 미국 11월 스탠더드앤푸어스(S&P)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을 주시할 예정이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트럼프 트레이드는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그의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는 여전하다”면서 “여기에 국내 발행 물량 부담 등이 겹쳐지면 내년 상반기 난이도가 상당하지 않을까 싶다”고 봤다.
또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국고채의 경우 단기는 환율 변동성에 따른 인하 기대 후퇴에 묶여있고 장기물은 미국 변동성에 묶여있어 답답한 구간에 있다”며 “국내 경기만 봐선 인하할 여건이 됐다고 보는데, 다시 대외 변수에 출렁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성장에 대한 우려로 한은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것은 불가피하나 연준의 더딘 인하와 환율 부분을 고려하면 빠르게 인하를 단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